<앵커>
비상계엄 선포 이후, 방첩사 요원들이 여인형 전 사령관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방첩사의 고위 지휘관은 통상적인 임무명령서도 없이 선관위로 출동하라는 명령을 당시 받았었는데, 간부들과 회의에서 이 지시를 불법적인 것으로 판단해서 거부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김수영 기자입니다.
<기자>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지난 3일 밤 10시 반부터 11시 20분 사이,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수십 차례 전화하며 참모들에게 구두 명령을 내렸습니다.
선관위, 국회로 나눠 출동하라는 명령이었는데, 방첩사 고위 지휘관 A 씨는 여 전 사령관에게 구체적인 지침을 물어보자, 알아서 하라며 화를 냈다고 전했습니다.
통상적으로 있어야 하는 임무 명령서도 없이, 허둥지둥 지시가 이뤄졌습니다.
A 지휘관은 휘하 장교들을 모아 회의를 한 뒤, 해당지시가 위법하다는 결론을 얻었고, 법무실과도 협의했지만 역시 불법적인 것으로 판단해 A 지휘관 산하부대는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요원들을 사복에 비무장 상태로 과천 선바위역과 의왕 휴게소에 출동해 대기했지만 선관위에 진입하진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국회 등 다른 곳에 파견된 방첩사 요원들은, 근처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거나 주위를 배회하면서 국회에서 계엄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될 때까지 시간을 끌었다는 겁니다.
심지어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직후, 사령관에게 보고 없이 요원들을 철수시킨 지휘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인형/전 방첩사령관 : (계엄 출동 이후에 좀 이거에 항의하거나 반발하거나 지시를 일부 따르지 않았던 병사 부하들이 있었다?) 그런 얘기를 저도 뉴스에서 봤는데, 저는 보고받은 바가 없어요. 그런 내용을.]
방첩사 고위 지휘관 A 씨는 여 전 사령관이 명령하면 요원들이 따를 것으로 오판했고, 세월호와 계엄 문건으로 부대 해체를 겪은 방첩사에서는 법적 책임에 매우 민감하다며 사령관 지시에 따르지 않은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부하들의 명령 불복종 사례가 속속 드러나는 상황에서, 여인형 전 사령관은 국회 정보위에서 국회 체포조까지 운영했다고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영상취재 : 조춘동,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이준호)
김수영 기자 swi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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