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른바 '대왕고래'로 알려진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개발사업을 위한 탐사 시추가 오늘 시작됐는데요.
12월 성어기를 맞은 포항의 홍게잡이 어민들이 탐사구역이 어장과 겹쳐 피해가 막심하다며 집단 해상 시위에 나섰습니다.
장성훈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북 포항 구룡포항 동남쪽 42km 해상.
선체 가운데 커다란 기둥 같은 시추탑이 우뚝 선 배가 보입니다.
대왕고래로 이름 붙인 동해 심해에 가스와 석유가 실제로 있는지 탐사를 하러 온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 호입니다.
그런데 석유공사가 임대한 이 배 주변으로 홍게잡이 어선 등 배 40여 척이 몰려듭니다.
탐사 시추 현장입니다.
어선들은 시추선 주변을 에워싸며 석유공사의 시추 작업 강행에 거칠게 항의했습니다.
"석유공사가 어업 피해에 대한 보상 협의 없이 시추를 강행했다"며 어민들이 해상 시위에 나선 겁니다.
[김진만/포항 구룡포연안홍게선주협회장]
"홍게 금어기가 있습니다. 7월 10일부터 8월 25일까지요. 그때 (시추를) 하시면 되지 왜 어민들한테 피해를 주면서 이 시기에 합니까, 참 답답합니다."
이들 어민 3백여 명은 포항 구룡항에서도 대왕고래 시추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한국석유공사는 탐사 시추를 즉각 중단하라! 중단하라! 중단하라!"
어민들은, "올겨울 조업만 못 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시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에 어류 서식지와 해양 생태계가 파괴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대왕고래' 인근 해역은 홍게 통발과 오징어채낚기 등을 주요 조업으로 하는, 어선 240여 척의 생업이 달린 곳이라는 겁니다.
[박맹호/전국근해오징어채낚기연합회 포항협회장]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산란장이 없어집니다. 없어지니까 오징어나 모든 바다의 생선들이 거의 자취를 다 감춘다고 봐야죠."
석유공사 측은 "어업 피해 보상 협의를 했지만 입장 차이가 컸다"면서도, "협의는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시작된 '대왕고래' 해역에 대한 시추 탐사는 앞으로 사오십일 가량 진행될 예정입니다.
MBC뉴스 장성훈입니다.
영상취재 : 노영석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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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노영석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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