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비상계엄을 기획했다는 의혹을 받는 전직 정보사령관 노상원 씨가, 계엄군이 선관위에 투입돼 체포할 명단을 정보사에 전달했고, 사실상 현직 대법관을 체포하라는 지시까지 했다는 진술이 확인됐습니다.
계엄군이 체포하려 했다는 인물은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인 노태악 대법관입니다.
경찰이 확보한 진술에 따르면 내란 세력은 이미 비상계엄 선포 보름 전인 11월 중순에 체포할 선관위 직원 30명의 명단을 정보사에 넘겼고, 선관위에 가면 노태악 위원장도 확인하라고 했다는 겁니다.
첫 소식, 조희형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계엄 선포 보름 전인 지난 달 17일.
국군정보사령부 정 모 대령은 같은 정보사 소속 김 모 대령으로부터 A4용지 10장 분량의 서류를 전달받았습니다.
두 사람은 '롯데리아 계엄회동'의 참석자로, 판교 정보사 사무실에 대기한 특수요원들을 선발했습니다.
'계엄'이란 글씨가 적힌 서류의 출처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김 대령은 정 대령에게 "서류에 있는 부정선거와 관련한 선관위 명단과 본인이 할 일을 메모하고 파기하라"고 말했습니다.
MBC가 입수한 정 대령의 경찰 진술서에 따르면 서류에는 전산부서, 정보보호부서, 여론조사심의위원회 등 선관위 각 부서 직원 30명의 명단이 적혀있었고, 정 대령에게는 이들이 출근하면 회의실에 가두는 임무가 부여됐습니다.
계엄선포 이틀 전에 열린 이른바 '롯데리아 계엄회동'에서는 노태악 선거관리위원장을 체포하라는 지시가 내려졌습니다.
노 씨는 당시 계엄이 발생하면 해야 할 임무를 설명하면서 "노태악을 확인하면 된다"고 지시했다고 정 대령은 밝혔습니다.
12월 3일 계엄 선포 직후에는 문상호 정보사령관이 다시 선관위 직원 체포 명단을 보여줬습니다.
누군가가 보내준 사진 2장으로, 이름과 함께 사진이 붙어 있는 중앙선관위 편성표였습니다.
2-3명을 제외하고는 노상원 씨가 전달한 명단과 달라 문 사령관에게 얘기하자, 문 사령관은 "다음 날 아침 인사과에 가서 명단을 확보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대기 중이던 요원들에게 임무를 알리자 선관위 직원들이 저항하거나 얼굴을 알아볼 경우에 대한 우려가 나왔고, 케이블타이나 두건, 마스크를 사용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2인 1조로 회의실로 데려가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정 대령은 경찰에서 진술했습니다.
[김병주/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MBC '김종배 시선집중')]
"'케이블타이로 손목과 발목을 묶고 두건을 씌워서 데리고 오라' 그렇게 지침을 주고 그런 준비를 했던 걸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정 대령은 문상호 사령관이 지난 10일 열린 국회 국방위가 끝난 뒤 정 대령과 김 대령을 불러 "자신이 국방위에서 이야기한 대로 언급하라"며 말맞추기도 시도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영상취재 : 이주영 / 영상편집 :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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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형 기자(joyhyeong@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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