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어젯밤, 김해공항에서 홍콩으로 이륙하려던 에어부산 항공기에서 불이 나, 승객과 승무원 등 170여 명이 비상 탈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7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화재 당시, 항공사 측의 대응이 부실했다는 승객들의 증언이 이어졌습니다.
류제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계류장에 멈춰서 있는 항공기 한 대.
에어매트를 타고 승객들이 잇따라 지상으로 내려오고, 비행기 주변은 갈팡질팡하는 승객들로 아수라장입니다.
꼬리 부분에서는 시커먼 연기가 계속 뿜어져 나옵니다.
어젯밤 10시 반쯤, 김해공항을 출발해 홍콩으로 향하려던 에어부산 항공기에서 불이 났습니다.
밤 9시 55분, 승객 169명과 승무원 6명, 탑승 정비사 1명을 태우고 이륙 준비를 하던 중 벌어진 일입니다.
[탑승객]
"뒤에 있는 승객들이 막 몰려오면서 '다 나가! 다 나가!' 막 이렇게 하시니까 저희도 놀라서 일어나서 나가려고 하는데, 비상구는 다 막혀 있으니까 까만 연기가 다 자욱하게 차 있었어요."
꼬리 쪽에서 시작된 불이 삽시간에 동체 중간까지 번져나가면서, 소방당국이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나서야, 1시간여 만인 밤 11시 31분쯤 꺼졌습니다.
[김동학/부산 강서소방서 현장대응단장]
"3만 5천 파운드의 항공유가 양쪽 날개에 실려있다는 걸 접하고 저희 소방대가 집중적으로 특수차를 활용해서 그 부분을 집중 방어를 (했습니다.)"
불이 나자 탑승객과 승무원 전원이 비상 탈출했는데, "대응이 부실했다"는 증언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불은 비행기 꼬리 부분 기내 선반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별다른 안내방송도 없었던 데다, 비상 탈출을 위한 비상구도 승무원이 머뭇거리는 사이, 승객들이 자발적으로 열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탑승객]
"승객들이 불났다고 소리를 질러서 바로 그냥 비상문을 다 열고 다 같이 탈출을 했어요. 따로 뭐 방송이나 그런 건 없었고..."
게다가 7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탈출 과정에서 안전 조치가 부실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탑승객]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가니까 이제 밑에 사람이 안 계셔서 미끄럼틀 타고 사람들이 구르고 막 그랬거든요."
에어부산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심려를 끼쳐 죄송하고 사후 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지만, 사고 당시 대응에 대해선, 직접적인 입장을 내지 않았습니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김해공항에 급파돼 소방당국과 함께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류제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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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민 기자(ryu@busa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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