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투데이현장입니다.
초강력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은 동해안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파도가 잠잠해졌지만 항구는 말 그대로 폐허로 변했는데요.
민족의 명절 추석을 앞두고도 일상을 되찾지 못한 동해안 지역을 정동욱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 리포트 ▶
최대 17M, 아파트 5층 높이의 거대한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섭니다.
정박돼있던 배들이 힘없이 기울어지고, 쓰레기와 뒤섞인 바닷물이 항구로 들이닥칩니다.
10여일 뒤, 잠잠해진 파도에 조업은 재개됐지만 불과 나흘 사이 태풍 2개가 할퀴고 지나간 항구에는 성한 게 없습니다.
임원항의 명물, 대게 직판장.
제멋대로 휘어지고 부서진 철골 구조물이 당시 강력했던 태풍의 위력을 보여줍니다.
시커먼 토사 흔적 위로 주인을 알 수 없는 어구들이 아무렇게나 널려있고, 손님들로 활기차야 할 상점 앞은 중장비가 차지했습니다.
뜯겨진 건축 자재에, 각종 어구와 빈 병, 누군가의 벗이었을 오디오까지 치워야 할 쓰레기도 많습니다.
[임동경/포크레인 기사]
"(쓰레기 엄청나죠.) 양이 계속 실어날라야 하니까 (트럭) 네 대, 세 대, 다섯 대."
직판장 지붕이 사라졌고, 전기 줄도 떨어져 나간 대게 가게엔 성한 곳이 거의 없습니다.
깨진 수족관에는 대게 대신 고양이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추석 대목을 앞둔 시점이지만 복구를 아직 마치지 못해, 영업 재개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항구 앞 횟집 거리는 고요하다 못해 적막합니다.
코로나 여파까지 겹치며 사람이 없는 거리에는 유실된 도로 파편이 나뒹굽니다.
힘들게 문을 다시 연 곳도 태풍보다 무서운 무관심에 또 한 번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기수/음식점 운영]
"(손님이) 지금 90%이상 줄었죠.보시다시피 사람들이 거의 안다니잖아요. 아무도 없고요.무지 힘들어요."
시민들의 산책 명소였던 해변은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변했습니다.
흙과 뒤섞인 쓰레기들을 중장비들이 쉴새 없이 치웁니다.
바다 코 앞에서 하루 열 시간 가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