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26일) 국민의힘 지도부와 비공개 오찬 회동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순방 성과, 그리고 몇몇 현안 문제가 오찬 테이블에 주로 올랐다고 하는데요. 윤 대통령은 3월 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꼭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 이번 순방을 놓고서 윤 대통령의 "UAE의 적은 이란" 발언 논란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데요. 관련 내용을 뉴스픽5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오늘 준비한 소식은요. < 식사 정치 > 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오늘 국민의힘 지도부와 점심을 함께했습니다. 용산 대통령실에서입니다. 사진도 영상도 지금까지 공개된 것이 없습니다. 오찬 내용만 참석자를 통해 살짝 공개됐는데요. 앞서 있었던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성과를 주로 공유했다고 합니다.
[양금희/국민의힘 수석대변인 : UAE 방문했을 때 여러분들 다 아시겠지만 300억불이라고 하는 큰 투자를 받았지 않습니까. 국부펀드 투자를 받았는데 이거와 관련되어져 있는 뒷이야기,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하시겠다라고 하는 계획, 그것이 가장 큰 주제로 이야기가 있었고요. 그 외에 각종 우리 당에 있는 앞으로의 현안, 그다음에 정국에서 풀어가야 될 여러 가지 중요한 사안들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었는데…]
구체적으로는 순방 성과에 대한 후속 조치, 그리고 윤 대통령이 연초부터 강조한 3대 개혁이 오찬 테이블에 오른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당에서 입법, 또 여야 협상 등으로 뒷받침해야 하는 사안이죠. 그런 만큼 오늘 오찬 참석자도 원내 지도부 중심으로 꾸려졌습니다. 하지만 오늘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만남, 진짜 주목받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시점' 때문입니다. 하루 전인 어제 나경원 전 의원이 결국 국민의힘 당 대표 도전을 접었죠. 오늘 오찬도 같은 날인 어제 오전에 지도부에 통보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윤 대통령의 '식사 정치'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기도 한데요. 당에서는 여기에 대해 일절 선을 그었습니다.
[김행/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어제 나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에 관련해서 어떤 당무 개입으로 비쳐지는 부분이라든지 당 내홍 수습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지 않을까요?} 대통령께서 단언컨대 당무 개입과 관련된 말씀은 절대로 하시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정말 당무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도 하지 않고, 예를 들어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힘 합쳐 잘해나가봅시다!" 이렇게 말 한 마디만 하더라도요. 여기서 읽을 수 있는 행간은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참석 의사는 지도부에 밝혔다고 하는데요. 이러면 윤 대통령의 메시지는 한층 더 명확해집니다. 이 밖에도 흥미진진한 국민의힘 당권 경쟁 상황은 조익신 멘토한테 날카로운 분석, 맡겨놓도록 하겠습니다.
여권이 단일대오로 대응해야 하는, 또 다른 눈앞의 과제는 이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바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아랍에미리트의 적은 이란" 발언 논란입니다.
[아크부대 방문 (현지시간 지난 15일) :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입니다.]
발언이 나왔던 날로부터 열흘이 지났지만, 이 발언을 둘러싼 여야 공방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최전방에 나선 모습인데요. 지도부의 전략 하나, 바로 야당과 언론 탓입니다.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이 방송사의 편향 보도로 얼룩지고 있다"면서 미국 순방 때에 이어 MBC를 직접 콕 지목했고요. 민주당의 잘못된 프레임 잡기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윤 대통령의 이란 관련 발언을 침소봉대하여 윤석열 정부의 외교적 성과를 고의로 폄훼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이 정상외교에 나설 때마다 외교참사 프레임을 만들어내려고 혈안이 돼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외교참사가 있었습니까. 이란이 UAE에 최대 잠재적 위협 국가, 적대적 국가라는 점은 감출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전략 둘, "너네도 그랬잖아" 식의 맞대응입니다. 야권의 잘못된 지적으로 밝혀지기는 했지만요. 역시나 아크부대 방문에서 불거진 김건희 여사의 군복 착용 논란 때도 국민의힘은 "김정숙 여사도 입었잖아"로 맞섰습니다. 그리고 윤 대통령의 발언 역시 야당과 언론에서도 그랬다, 어제부터 예를 하나씩 들고 있는데요. 그중 하나가 정의당 의원이었던 김종대 교수의 발언이죠. 김 교수는 곧바로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그렇게 말한 것은 맞지만, 그 맥락은 쏙 뺀 채 공격한다는 것입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어제) : 또 2018년 1월 2일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도 TBS 라디오 나와서 '아랍에미리트의 주적은 이란'이라고 말한 바가 있습니다.]
[김종대/연세대 통일연구원 객원교수 (MBC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 어제) : 우리가 2009년에 이명박 대통령이 바라카 원전을 UAE에 수출할 때 이면 계약이 있었고 비밀 협상이 있었다. 그 군사협약을 맺은 이유가 이란을 가상적이라고 전제하고 맺은 거다. 그래서 UAE가 침공을 당하면 국군을 파병하기로 돼 있다. 이게 국회 동의 없이 이루어진 헌법 위반이자 굉장한 국기문란이다 그랬고,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에 가서 아크부대에서 한 얘기는 그러한 저간의 관계를 보고받고 한 말이다…이렇게 주장을 한 거거든요.]
그러니까 김 교수의 주장은, 윤 대통령이 이명박 정부의 원전 수출 당시 아랍에미리트와 내밀하게 했던 이야기를 입 밖으로 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윤 대통령의 잘못은, "국가 기밀을 무심코 누설한 것"이라는 주장이기도 한데요. 이렇게 되면 MB의 이면계약 논란, 다시 끄집어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5년 전 이 논란이 불거졌을 때 MB는 이면계약 사실 부인했지만, 실제 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는 인정했습니다. 김태영 전 국방장관입니다.
[JTBC '뉴스룸' (2018년 1월 9일) : JTBC 취재진을 만난 김태영 전 장관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와 맺은 비밀군사협정에 '유사시 한국군 자동개입 조항'이 들어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UAE 원전 수주가 급했기 때문에 국회 비준 절차를 거치지 않고 협정을 체결해줬다는 겁니다.]
[김태영/전 국방부 장관 (JTBC '뉴스룸' / 2018년 1월 9일) : 국회 분위기가 항상 일단 정부에서 뭐했다 하면 일단 반대하는… (그래서) 비준을 안 하는 쪽으로 생각한 거예요. 모든 책임은 내가 질 테니까…]
그때부터 공공연한 사실이 된 이 이면계약 이야기, 오늘 국회 국방위에서는 군 출신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이 먼저 꺼냈는데요. 신 의원의 표현을 빌어 당시 '국방 협력'으로 이뤄낸 파격적인 계약이고, 그 약속 지키기 위해 파병을 간 아크부대인 만큼 '정신 교육'은 꼭 필요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국방뿐만이 아니라 외교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요. 마침 여권에서는 MB '중동특사' 설이 나오고 있죠. MB가 아랍에미리트와 축적해놓은 '신뢰 자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그 바탕이 된 이면 계약이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르는 상황에서 이 '신뢰 자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지 우려스러운 대목입니다.
[신원식/국민의힘 의원 : 정신 전력은 이런 겁니다. 우리가 지켜야 될 이 나라가 어떤 나라인가, 국가관입니다. 지키기 위해서 누가 우리 국가에 위협하느냐, 대적관입니다. 그걸 지키기 위해서 내가 민간인이 아니고 군인이니까 목숨을 바쳐서 지키겠다, 군인 정신이에요. 그러니까 대적관이라고 하는 것은 그 세 가지 중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중 핵심이다. 장관님, 동의하세요? {예, 동의합니다.} 그러면 아크부대를 훈련 지원하러 갔는데 아크부대가 제대로 훈련 지원을 하려면 UAE 적이 누구인지는 알아야 되는 거 아닙니까?]
두 번째 픽은 < 잘못된 판단 > 입니다. 새해 들어 첫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렸습니다. 북한 무인기 사태 관련 질문을 던지기 위한 자리입니다. 얼마나 어렵게 성사된 자리인지, 다정회 꼼꼼히 챙겨보시는 우리 정회원님들은 잘 아실 텐데요. 시작하자마자 삐걱거렸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의 참석 여부를 두고서, 여야가 맞붙었기 때문입니다.
[김영배/더불어민주당 의원 : 제가 알기로는 경호처가 주관하고 있는 부대에서 확인된 것으로 지금 제가 들었는데, 그렇다면 거기에 대해서 작전 실패와 경호 실패에 대한 책임이 경호처장에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이 자리에 그 부분이 확인이 되지 않는 이런 거는 사실 여나 마나 똑같은 자기변명을 하기 위한 자리밖에 되지 않는다…]
[한기호/국민의힘 의원 : 국방위원회에다가 운영위원회에 소속된 인원까지 참석시키는 건 부당하다고 생각해서 제가 그렇게 결정을 했습니다. 그리고 법적으로 제가 확인한 결과 위원장의 권한 안에 있는 범위라고 제가 봤습니다.]
그리고 별들도 맞붙었습니다. 북한 무인기 사태, 특히 비행금지구역 침범 의혹 처음 제기한 김병주 민주당 의원, 그리고 여기에 대적하는 국민의힘 한기호·신원식 의원. 모두 군 장성 출신이라는 점, 저 울 체커가 짚어드렸죠. 언론을 통해서, 또 국회 본회의장에서 각자 이야기하던 별들이 오늘 드디어 한자리에 모인 것입니다. 비대면 아닌 '대면' 별들의 전쟁, 화끈하게 벌어졌습니다.
[한기호/국민의힘 의원 : 무슨 명예를 얼마나, 누가 실추시켰다고 그러십니까?]
[김병주/더불어민주당 의원 : 많은 후배들이 앉아 있고 또 전우인 한기호 위원장님과 신원식 위원이 앉아 있는 자리에서 이런 신상발언을 하는 제가 너무나 괴롭고 분노스럽습니다. 최근에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 국방부, 당정대가 조직적으로 제가 북한과 내통했다는 설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39년 동안 군에 헌신한 저의 명예는 땅바닥에 떨어졌습니다.]
[신원식/국민의힘 의원 : 툭하면 사실관계를 호도하고 왜곡하면서 군의 명예와 사기를 떨어뜨리고 대통령까지 끌어들여서 폄훼하는 형태로 일관했습니다. 만일 장관님과 우리 의장님, 그리고 우리 여당에 대해서 사과를 원한다면 김병주 위원께서는 60만 국군 장병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십시오. 그러면 그때 인간적으로 그 사과에 대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결국 이렇게 사사건건 맞붙다가 30분 만에 멈춰 선 국회 국방위입니다. 가까스로 속개한 뒤에는 군에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따져묻고 있는데요. 군은 오늘 국회에 전비태세검열 결과도 냈습니다. 판단을 잘못한 데 따른 초동 대응 실패, 인정했고요. '과오자' 즉 책임이 있는 사람도 실무진부터 간부급까지 추렸습니다. 하지만 문책은 또 별개의 문제로, "신중하게 판단하겠다" 선을 그었는데요. 이 소식은 들어가서 자세히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종섭/국방부 장관 : 전비태세검열실에서 검열한 사실관계에 근거해서 정말 잘못한 인원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문책을 할 것이고, 또 그 과정에서 본인의 생각이 그 당시 판단한 것하고 전비태세검열실에서 본 것하고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혹시 억울한 사람이라든지 이런 것도 있으면 안 되기 때문에 저희들이 그런 것을 종합적으로 보고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는 말씀입니다.]
세 번째 픽은 < 한파 이어 폭설 > 입니다. 오늘 출근길, 다들 어떠셨나요. 택시는 안 잡히고, 대중교통은 붐비고 저한테도 험난한 출근길이었는데요 이렇게 우리 모두를 고생시킨 폭설, 지금도 전국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습니다. 수도권에서는 저녁 6시 전후까지, 그밖에 충청과 경북, 또 호남 일부 지역에는 내일까지도 눈 소식이 있는데요. 거기에 한층 누그러졌다고 해도 한파도 여전하죠. 쌓인 눈 얼어붙어 빙판길 늘어날 수 있으니까요. 퇴근길도, 또 내일 출근길도 모두 조심하시기를 바랍니다.
다음 픽, < 한국형 '제시카법' > 입니다. 법무부가 오늘 윤 대통령에게 올해 5대 핵심 추진과제를 보고했습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과제, 출소한 성범죄자의 거주지를 학교나 어린이집, 유치원 500미터 밖으로 제한하는, 이른바 한국형 '제시카법'입니다.
[한동훈/법무부 장관 (유튜브 '법무부TV') : 지난해 고위험 성범죄자의 잇따른 출소를 앞두고 거주 예정지 인근 주민들을 비롯해서 많은 국민들이 불안해하셨습니다. 내 옆집에, 내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 근처에 시한폭탄이 살고 있다는 불안감, 지역주민분들의 마음에 저희는 충분히 공감했습니다.]
다만, 헌법상 기본권을 고려해 적용 대상을 13살 미만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고위험군'으로 한정합니다. 법무부는 이와 함께 출입국·이민관리청도 신설할 계획입니다.
오늘의 마지막 픽은 < 생일 선물 > 입니다. 미국과 독일이 지금까지의 신중한 입장을 버리고, 우크라이나에 탱크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은 '세계 최고의 탱크'로 평가받는 에이브럼스를 31대 보내기로 했고요. 독일 역시 주력 전차인 '레오파드2'를 보내고, 다른 나라가 보유한 탱크에 대해서도 우크라 재수출 승인했습니다. 이러한 발표, 마침 젤렌스키 대통령의 45번째 생일날 있었는데요. 러시아는 "노골적인 도발이다" "다 불타버릴 것이다"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오늘의 뉴스픽은 여기까지입니다. 들어가서 원픽 뽑겠습니다. 뉴스픽5였습니다.
유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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