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있는 부모라면 혹할 수밖에 없는 이런 광고들, 한 번쯤 보셨을 것입니다.
건강보조식품 먹거나 주사 맞으면 아이들 키 커질 수 있다는 것인데요.
광고처럼 정말로 키가 커질 수 있는 것인지 지금부터 따져보겠습니다.
아빠, 엄마 키가 크면 아이도 대부분 키가 큽니다. 유전자가 키의 80%를 결정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다는 아닙니다.
100년 동안 한국 성인의 키 변화 보겠습니다. 남여 모두 10cm 가까이 컸습니다.
한국인 유전자는 100년 동안 똑같았는데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바로 영양입니다.
유전자 외에 키 크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영양 섭취입니다.
특히 계란은 그 효과가 입증된 음식입니다.
칼슘, 단백질, 비타민D, 그리고 비타민B12, 성장 필수 성분이 골고루 있는데, 6살 어린이들을 9개월 동안 지켜봤더니 하루 1개씩 달걀 먹으면 안 먹은 어린이보다 키가 더 컸습니다.
달걀뿐만 아니라 생선, 브로콜리, 견과류 등 슈퍼 푸드들은 모두 키를 크게 만듭니다.
그렇다면 광고에 등장하는 건강보조식품들은 어떨까요?
키 크는 데 필요한 영양분을 제공한다고 하는데, 물론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한다면 키가 크겠지만, 아이가 이미 균형 잡힌 식단으로 골고루 식사를 하고 있는 상태라면 키 크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성장 호르몬 주사는 어떨까요?
성장 호르몬 주사는 질병 치료제입니다.
피 검사 해봤더니 성장 호르몬이 부족하거나, 성장 호르몬은 정상이지만 또래보다 유난히 키가 작은 '특발성 저신장'일 때 씁니다.
효과는 각각 다릅니다.
성장 호르몬이 많이 부족할 경우에는 키 크는 효과가 뚜렷하고 그래서 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하지만 성장 호르몬이 약간 부족하거나 특발성 저신장일 때 효과는 여전히 논란이라서 보험 적용이 되지 않습니다.
1년에 1천만 원 정도의 비용을 환자가 부담해야 하지만, 그래도 키 크는 것을 기대해볼 수는 있어서 의학적인 사용 의미는 있습니다.
그렇다면 성장 호르몬도 부족하지 않고 특발성 저신장도 아닌 보통 어린이가 성장 호르몬 주사를 추가로 맞으면 어떨까요? 키가 커질까요?
[안문배/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논문이 없습니다. (주사 맞고) 아이가 이만큼 컸어요. 그러면 이게 맞아서 큰 건지 안 맞아도 원래 그렇게 클 거였는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어요.]
게다가 사춘기가 지나면 성장판이 닫히는데 이때 아무리 성장 호르몬이 많아도 키는 커지지 않습니다.
[안문배/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성장판이) 이렇게 다 닫혀서 오셨는데도 맞으면 키 큰다고 하시는 경우들도 있어요. 그러니까 그 정도로 이 치료가 무서운 거예요.]
영양분을 과다 섭취하고 성장 호르몬을 과다 투여할수록 키가 더 커질 것이라는 생각은 비과학적입니다.
그보다는 정상적으로 분비되는 성장 호르몬이 잘 활성화되도록 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수면 부족, 비만, 단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것은 성장 호르몬 분비를 방해하고, 숙면, 하루 1시간 운동하는 것은 키를 크게 만드는 습관입니다.
(기획 : 이호건, 구성 : 김태연, 영상취재 : 김세경·김승태, 영상편집 : 하성원, CG : 조수인)
조동찬 의학전문기자(dongchar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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