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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인물 연기에 대한 부담감과 책임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영화 ＜하얼빈＞에서 ′안중근′ 역에 도전한 배우 현빈이 지난 27일에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이렇게 털어놨다.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독립투사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하얼빈＞은 현빈과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박훈, 유재명, 이동욱 등 탄탄한 배우들의 조합으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득남 이후 처음으로 대중 앞에 선 현빈은 ＂가는 길부터 험난했던 몽골의 호수에 도착했는데 그때 기온이 영하 40도였다＂면서 ＂그 공간에 덩그러니 있었더니 몰입이 됐다＂며 몽골 로케이션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우민호 감독은 극한 촬영을 예상하고 강한 체력과 연기력을 갖춘 현빈이 안중근 역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고, 현빈은 ′영웅 안중근′보다 ′인간 안중근′을 보여주기 위해 9개월 동안 각종 자료를 찾아 공부하고 고민하고 상상하는 과정을 반복했다고 밝혔다. 안중근의 충직한 독립군 동지 ′우덕순′ 역의 박정민 역시 영화 40도의 강추위와 사투를 벌였다. 박정민은 ＂일본군에 맞서서 전쟁을 벌이는 신을 광주에서 찍었다. 그곳은 눈이 잘 내리지 않는 지역인데 보름 동안 녹지 않는 눈이 내렸다＂며 현장의 추위가 연기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안중근과 갈등을 겪는 독립군 ′이창섭′ 역의 이동욱은 격한 전투 액션을 소화한 것에 대해 ＂모든 배우가 다 같이 진흙투성이가 되어서 땅을 구르곤 했다. 액션 합이라는 게 필요하지 않았다. 서있는 것도 힘들었다＂며 처절함으로 촬영에 임한 후기를 전했다. 촬영은 몽골과 라트비아부터 국내까지 대자연을 돌면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여성 독립운동가 ′공부인′을 연기한 전여빈은 동료 배우들과 끈끈한 정을 느꼈다. 전여빈은 ＂광활한 대지 위에 오롯이 서있는 인간이 느끼는 고독감, 외로움, 존재로서의 성찰이나 고찰을 하게 되는 순간들이 었었다＂며 ＂공간이 주는 기운 때문에 연대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우민호 감독과 ＜내부자들＞과 ＜마약왕＞에 이어 ＜하얼빈＞에서도 호흡을 맞추며 그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조우진은 일본어 통역을 담당하는 독립군 ′김상현′ 역을 맡았다. 조우진은 ＂대본을 봤더니 이거 큰일 났구나, 정말 어려운 작품과 캐릭터가 넘쳐나는 작품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독립운동을 지원하는 교포 독립운동가 ′최재형′을 연기한 유재명은 ＂동유럽 소도시에서 길을 걷는 것, 촬영하는 것 등 모든 것이 여행 같았다＂고 촬영 후기를 전했다. 독립군을 연기한 배우들이 라트비아에 간 사이 독립군의 행보를 쫓는 일본군 육군 소좌 ′모리 다쓰오′로 분한 박훈은 남모를 고통에 시달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삭발 헤어스타일을 선보이는 데 대해 ＂문신을 통해 헤어라인을 바꿨다＂며 ＂굉장한 물리적 고통이 있었다＂고 웃음을 자아냈다.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건 영웅들의 투쟁, 절대 잊어서는 안 될 역사의 그날을 담은 영화 ＜하얼빈＞은 크리스마스인 12월 25일에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