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디딜 틈 없는 경기도의 한 쇼핑몰, 남녀 한 쌍이 멈춰 서더니 왔던 길을 되돌아갑니다. 경찰관 남편과 아내입니다. 두 사람 눈에 스쳐 지나간 사람이 밟힌 겁니다.
[신우섭 /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2대 수사관]
"길거리 지나다니다 보면서 풍채나 얼굴 외형이 (용의자와) 비슷한 사람이 있으면 와이프한테 '닮지 않았느냐' 이렇게 물어본 적도 많기 때문에…”
남편이 집에 몽타주를 싸 들고 올 정도로 잡고 싶어 하던 그 남자 같았습니다.
[신우섭 /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2대 수사관]
“(용의자가) 맞는 것 같다는 확신이 80% 정도 있었고, 첫 마디가 '맞는 것 같아' 였습니다.”
아내의 한 마디에 의심은 확신이 됐습니다.
일당 60여 명을 부리며 피해자 140명에게 120억 원을 뜯어낸 주식 리딩방 사기범 박모 씨였습니다.
8개월 넘게 종적을 감췄다가 이렇게 부부의 눈에 띄었고, 그 3일 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신우섭 /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2대 수사관]
“범죄도시4에 마동석 배우가 극 중 장이수한테 '경찰 특별 채용된 거야'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와이프도 그 대사가 기억에 남았는지 자기도 '특별 채용된 것 같다'…”
경찰관 아내의 '국보급 어시스트'로 우두머리 박 씨까지 잡으며 2년에 걸친 주식 리딩방 수사가 마무리됐습니다.
오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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