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최근 숨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포스터가 보인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이란이 수일 내에 이스라엘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중동의 긴장이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 정보 당국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할 준비가 돼 있으며, 며칠 내에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새 평가를 내놨다고 미국 매체 악시오스가 11일(현지시간)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스라엘 정보 당국은 또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먼저 공격에 나서고 그 다음에 이란이 직접 공격을 가하며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른바 '저항의 축' 일원인 헤즈볼라와 이란의 공격은 지난 4월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보다 더 큰 규모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이스라엘 정보 당국은 이란이 아직 대응의 성격과 시기를 결정하지 않았으며, 보복을 자제하라는 국제사회의 압박과 내부 논쟁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로 하여금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연기, 억제하거나 최소화하도록 압박할 수도 있다고 봤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
당장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통화하면서 이란의 군사적 준비 상황은 이란이 대규모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고 이번 통화에 대해 알고 있는 한 소식통은 말했다.
갈란트 장관은 또 성명에서 이란과 헤즈볼라를 향해 "과거에 이뤄진 적이 없었던 방식으로 우리에게 해를 미치는 누구든, 과거에 이뤄진 적이 없었던 방식으로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맞대응을 경고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더 많은 전선에서 전쟁이 발발하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그러한 상황에도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 소식통은 이란 내부에서 논쟁이 계속되고 있고 이란의 의사 결정이 바뀌는 것은 여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IDF) 수석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이란과 헤즈볼라에 초점을 맞춰 중동 상황과 적들을 모니터하면서 상황을 계속 평가하고 있다면서 이스라엘군은 고도의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IDF는 또 일반 대중에 대한 지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대규모 보복을 요구하고 있는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IRGC)는 전투 준비 태세와 경계 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자국 서부에서 지난 9일 시작한 군사 훈련을 13일까지 계속한다고 국영 IRNA 통신이 11일 전했다.
이란의 보복 공격이 중재국이 제안한 오는 15일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협상 전에 이뤄질 경우 협상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자시티 AFP=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가자시티엣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4.8.11 photo@yna.co.kr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이번 협상을 두고 지금이 아니면 또 다른 합의의 기회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하마스가 불참을 선언하면서 이미 협상 전망에 먹구름이 낀 상태다.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 등 3개 중재국 정상은 지난 8일 공동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오는 15일 휴전 및 인질 협상 회담 재개를 촉구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이 협상에 대표단을 보내겠다고 밝혔고, 하마스의 새 최고 정치지도자 야히야 신와르가 휴전 합의를 원한다고 이집트, 카타르가 이스라엘에 최근 전했다는 미국 CNN 보도도 나왔다.
그러나 하마스는 결국 이번 협상 참여를 사실상 거부하고 나섰다.
하마스는 성명에서 지난달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발생한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과 이스라엘의 최근 가자지구 공습 등을 거론하면서 중재국에 추가 협상을 하기보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안했던 휴전안을 이행할 방안을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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