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순천에서 10대 여성을 아무런 이유 없이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박대성이 범행 20분 전에 경찰과 대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동생을 살펴봐 달라는 박대성 친형의 신고에 따라 출동했지만, 이상 징후가 없다며 경찰이 다른 조치 없이 철수하자 바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현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달 24일 새벽, 전남 순천시 조례동에서 10대 여성을 무참히 숨지게 한 박대성이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송치 전 포토라인에 선 박대성에겐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범행 당시가 조금 기억난다고 했지만, 말로만 반성을 언급했을 뿐 뉘우치는 기색은 없었습니다.
[박대성 / 순천 10대 살해 피의자 : (범행 아직도 기억 안 나십니까? 기억 안 나요?) 죄송합니다. (기억 전혀 안 나요?) 조금씩 나고 있습니다. (조금씩 어디까지 기억이 나요? 어디까지 기억나요?) …….]
문답이 오간 3분간 거의 침묵으로 일관했고, 범행 경위는 경찰에서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입을 닫았습니다.
[송창원 / 전남 순천경찰서 형사과장 : 취한 상태로 피해자를 따라갔던 것도 기억 못 하고, 범행 현장도 전혀 기억 못 한다고 진술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박대성이 범행을 저지르기 불과 20분 전쯤 경찰과 만났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대성의 친형이, 동생의 극단적 선택이 의심된다고 신고해 지구대 경찰이 박대성의 식당으로 출동한 겁니다.
경찰은 박대성과 5분 동안 대면하고, 간단한 조사를 진행했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현장에서 철수했습니다.
술에 취한 상태였지만, 가게 앞에서 혼자 담배를 피우고 있었고, 상태를 물어도 괜찮다고 답하는 등 별다른 의심 징후가 없었기 때문이란 게 경찰 설명입니다.
박대성은 그러나, 경찰이 식당에서 사라지자 흉기를 들고 밖으로 나와 피해자 A 양을 잔인하게 살해했습니다.
폭력 전과가 있는 박대성을 좀 더 꼼꼼히 살폈더라면 원통한 죽음을 막을 수 있지 않았겠냐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입니다.
YTN 이현정입니다.
YTN 이현정 (minseok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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