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장원석 앵커, 윤보리 앵커
■ 출연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 연구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와이드]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그러니까 헌법을 바꾸면서까지 통일 흔적을 지우려는 건 이데올로기를 분명히 하겠다, 이런 의도로 보시는 겁니까?
◆조한범> 겉으로는 저렇게 강경한 것 같지만 이렇게까지 위험한 선택. 주체사상이 북한의 핵심인데 주체사상은 민족주의적 공산주의거든요. 민족과 통일이 핵심이거든요. 이걸 건드린다고 하는 건 모험이거든요. 그 얘기는 뭐냐 하면 그만큼 우리와 접촉과 연관에 대해서 두려워한다는 겁니다.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체제 경쟁이 끝났기 때문에 지금 한류에 대한 폭압적인 반동사상, 평양문화보호법, 탈북에 대한 극단적인 처벌, 이런 게 다 같은 거거든요. 그러니까 완전히 다른 나라로 분리해버리면 우리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고 자기 독재를 유지하겠다는 게 목표거든요.
그러나 기존의 북한 이데올로기와 정면충돌하는 거기 때문에 내일 만일에 최고인민회의에서 반영한다고 하더라도 후유증이 어떻게 나올지 아무도 몰라요. 어쩌면 독재체제의 제일 무서운 게 이데올로기적인 혼동이거든요.
본인이 집권한 것 자체가 할아버지, 아버지의 후광 때문인데 할아버지, 아버지의 유훈을 정면으로 거부하는 거거든요. 지금 단둥에 있는 북한 사람들도 통일 민족 삭제 물어보면 대답을 못해요, 설명을 못해요. 그동안 우리를 비난했던 게 반통일, 반민족이라는 거였는데 오히려 자기들이 뒤집어쓰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아주 위험한 일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앵커> 북송된 비전향 장기수에 대해서도 원래는 통일애국투사라고 했는데 통일자를 빼버리고 이렇게 흔적을 하나하나 없애가고 있고요. 북한의 의도는 말씀해 주셨는데. 실제로 시행된다면 북한 주민들이라든지 고위층에서 반발하거나 받아들이지 못하는 행동이 나올 수도 있습니까?
◆조한범> 단기적으로는 어렵죠. 워낙 체계적으로 저항이 불가능한 상황이니까. 그러나 김정은 체제에 대해서 명시적으로 저항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북한 주민들이 명분을 얻은 거죠. 왜냐하면 김일성의 권위가 100이라면 김정일은 50, 김정은은 10도 안 되거든요.
그런데 10도 안 되는 권위를 가지고 할아버지, 아버지를 지우는 이 과속우상화, 자기만의 시대를 개척하고. 김주애도 마찬가지거든요. 자기로부터 시작된 새로운 왕조를 만들려는 거거든요. 그런데 겉으로는 말 안 하고 있지만 북한 주민들 내면에서 지배체제에 대한 유일하게 가지고 있던, 쉽게 말하면 자기들의 자존심이었거든요.
과거에 남북관계 좋을 때 북한 관계자 만나보면 자부심이 강했거든요, 통일민족에 대해서. 당신들은 돈이 많지만 영혼이 없다. 우리는 영혼을 가지고 있다고 했는데. 이제 돈도 없고 영혼도 없게 되면 거지에 불과한 거죠. 그러니까 스스로 이데올로기적인 혼돈을 초래해서 심하게 말씀드리면 자기 발등을 찍는 행위가 영토 규정, 통일민족 개념 삭제라고 볼 수 있어요. 그 후유증은 제가 보기에는 아마 장기적이고 어쩌면 치명적일 가능성도 있어요.
◇앵커> 이거를 북한 주민들이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북한이 이 체제가 주민 3명만 모여도 그 중 한 명은 감시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던데, 주민들 반발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현실적으로?
◆조한범> 루마니아 정권 같은 경우에는 거의 인구의 10%가 감시요원이었어요. 도청장치가 서너 명마다 하나씩 있을 정도로. 그런데도 무너졌거든요. 독재체제가 제일 중요한 게 공포거든요. 그다음에 강요되는 권위거든요. 그런데 이런 것들이 김정은 정권에 대한 권위를 송두리째 흔드는 거니까 우스워 보이죠, 내면적으로는.
과거에는 예를 들면 어쨌든 민족이냐, 통일이냐 이랬거든요. 우리가 어려운 건 분단 때문이다. 통일에 대한 건 통일되면 모든 게 좋아진다. 그렇게 세뇌시켜왔는데 그걸 송두리째 흔들어버리니까 존속될 명분이 없는 거거든요.
그러면 김정은 정권이 왜 필요한지, 왜 권력을 승계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안 되는 거죠. 거기다 경제는 최악이고. 신의주, 의주 압록강변 수해. 지금 복구도 안 된 상태에서 동절기로 들어가거든요. 양강도 자강도. 거기 민심이 최악인 상황이거든요. 그러니까 왜 저런 위험한 선택을 하는지 의아스러울 정도로 본인 스스로 위기를 자초한다고 볼 수 있어요.
대담 발췌: 이선 디지털뉴스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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