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하철을 타려다가 열차와 승강장 사이에 다리가 빠져서 다쳤다는 제보가 왔습니다. 성인 남성이 허벅지까지 빠질 정도인데 체구가 작은 아이들은 정말 위험할 수 있다는 게 제보자 이야기입니다.
현장을 박재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지하철 3호선 충무로역.
지하철을 타려던 한 남성이 갑자기 아래쪽으로 빠져 들어갑니다.
승강장과 열차 사이 틈에 왼쪽 다리가 빠진 겁니다.
[박선일/서울 용산구 : 그냥 헉 소리만 나더라고요. 헉 이거 이렇게.]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빠져나왔지만, 허벅지 깊이까지 빠지면서 무릎 등에 부상을 입었습니다.
[박선일/서울 용산구 : 체구가 작은 아이들이 가다가 빠지게 되면 아마 몸 전체가 빠지든지 아니면 머리만 걸리는 그런 위험한 상황이….]
사고가 난 승강장을 살펴봤습니다.
열차와의 간격이 대부분 어른 손 한 뼘보다 큽니다.
간격이 22cm에 달하는 곳도 있습니다.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도 열차와 승강장 간격이 20cm 넘는 곳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성인도 발이 빠질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연송/서울 마포구 : 출퇴근길에 항상 보면 엄청 밀면서 다니는데 발 빠진 사람도 본 적도 있고. 발 사이즈만큼 (간격이) 넓은 데도 본 적 있어서.]
[지하철 이용객 : 휠체어 이렇게 조그만 바퀴, 앞바퀴 같은 경우는 빠져요.]
이런 승강장 발 빠짐 사고는 매년 80건 정도씩 꾸준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간격이 크고 유동인구도 많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과 신촌역, 고속터미널역, 충무로역 등이 가장 사고가 잦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열차와 승강장 사이 거리가 10cm가 넘는 곳은 서울 지하철 전체 승강장의 18%, 3천300여 곳에 달합니다.
모두 승강장이 곡선으로 돼 있어 직선인 열차와 간격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서울교통공사는 간격이 9cm 넘는 곳에 고무발판을 설치하고, 13cm가 넘는 곳에는 자동안전발판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열차와 부딪힐 우려가 있어 아예 발판을 설치할 수 없는 곳도 400곳이 넘습니다.
서울교통공사는 내년 5월까지 발판 설치가 불가능한 곳에는 LED 경고등을 설치할 계획입니다.
(영상편집 : 황지영, VJ : 노재민, 디자인 : 김한길)
박재연 기자 mykit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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