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미국 정부는 연일 이례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오늘은 대한민국의 민주적인 시스템과 절차가 승리할 것이란 입장까지 내놨는데요.
워싱턴 연결해서 의미를 분석해 보겠습니다.
김재용 특파원, 국무부 브리핑에서 나온 발언, 어떤 맥락이라고 봐야 할까요?
◀ 기자 ▶
국무부의 말은 통상 절제되고 에둘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브리핑의 톱 이슈가 사흘째, 한국의 계엄 문제라는 것 자체도 상징적이지만 발언엔 계엄 선포에 대한 큰 '우려', 그러면서도 해제 과정에서 본 '복원력'에 대한 안도와 기대, 희망이 함께 녹아있습니다.
바로 이 '복원력'에 대한 예상과 기대를 아예 'prevail', 즉 '승리할 것이다'란 뜻의 이 동사에 직설적으로 담은 겁니다.
이 대목을 잠시 들어보겠습니다.
[베단트 파텔/국무부 부대변인]
"한국의 민주적 시스템과 민주적 절차가 승리할 것으로 계속 예상하고 있습니다."
◀ 앵커 ▶
말씀하신 대로 외교적인 발언이란 게 원래 굉장히 절제돼 있고 간접적인데, 그런 걸 감안하면 지금까지의 미국 반응도 강력해서 놀라운데, 이 표현 수위들이 점점 더 강해지는 느낌이거든요.
현장에서 느끼기엔 어떻습니까?
◀ 기자 ▶
눈여겨 볼 흐름입니다.
사태 첫날, 계엄 선포를 놓고 최고위급 외교 당국자 입에선 '중대한 우려(grave Concern)'란 말이 나왔고, 어젠 '심한 오판(Badly misjudge)'이자, '불법적(illegitimate)'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민주적 회복력이 강하다(robust and resilient)"는 반응도 있었는데, 오늘은 더 나아가 "민주적 시스템과 절차가 승리할 것(democratic system and process will prevail)"이라고 한 겁니다.
종합하면, 불법이 사라지고 완전한 정상으로 돌아올 거라고, 기대하고 예상한다는 겁니다.
더구나 민주시스템이 핵심인 동맹은 특정 대통령이나 정부를 초월한다고까지 했습니다.
이 정도면 노골적으로 얘기하는 수준입니다.
◀ 앵커 ▶
미국 국방장관의 방한 계획이 보류된 것도 그런 의미라고 볼 수밖에 없겠죠?
◀ 기자 ▶
달리 생각할 여지가 없습니다.
미 국방 당국자들 설명은 "지금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건데, 한미핵협의에 이어 중요한 회의들은 '계엄 이슈'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할 수 없다고 못 박은 거라고 봐야합니다.
갑작스런 통보엔 배경이 있습니다.
분단 상황에서 병력이 동원되는 계엄 선포를 혈맹이란 미국의 대통령과 장관이 TV를 보고서야 알게 됐다는 당혹감과 불쾌감이 있는 겁니다.
계엄 선포에 대해 물어볼 게 많은데 아직 답변을 못 받았다고 하는 대목도 국무부 브리핑엔 3번이나 나옵니다.
그리고 이 브리핑 8시간 뒤, 블링컨 국무장관이 조태열 외교 장관과 통화했다는 보도자료가 밤에 나왔습니다.
궁금증이 해소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미국은 이 통화에서도 민주적 절차의 승리를 또 강조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이었습니다.
영상취재: 박주일 (워싱턴) / 영상편집: 김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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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박주일 (워싱턴) / 영상편집: 김창규
김재용 기자(jykim@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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