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셨듯이 이번 비상계엄 사태 핵심은 국군방첩사령부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여인영 전 방첩사령관이 지난달 비상계엄 전반에 대한 쟁점 사항을 사전 검토했던 걸로 저희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특히 국회가 계엄 해제를 의결할 경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도 검토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문건 내용을 홍영재 기자가 단독 입수했습니다.
<기자>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지난 3일 밤 선포된 비상계엄을 TV 뉴스를 통해 처음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여인형/전 방첩사령관 : 방송 보고 다 같이 깜짝 놀랐어요.]
하지만 여 전 사령관은 계엄 전반에 대한 쟁점 사안을 방첩사가 사전 검토한 문건을 보고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달 방첩사가 만든 4페이지 분량의 계엄사-합수본 운영 참고 자료입니다.
계엄 선포와 계엄사령관과 사령부 구성, 합동수사 기구 등 계엄 시 절차와 법적 쟁점을 검토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헌법상 보장된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검토했지만, 거부 권한이 없다고 적시돼 있었습니다.
방첩사 담당자들은 자신들의 권한 밖 내용을 검토하라는 지시가 내려와 의아해했다고 군 관계자들은 전했습니다.
육해공군 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임명할 수 있는지도 검토했습니다.
실제 윤석열 대통령은 군 서열 1위인 합동참모의장 대신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임명했습니다.
여 전 방첩사령관에게 사전에 계엄을 검토한 것이냐는 질문에 처음에는 전시 작전계획에 담긴 내용을 정기적으로 검토한 거라고 말했습니다.
[여인형/전 방첩사령관 : 전시 작계예요. 전시 작계. 전시 작계가 뭔지 아시죠? 작전계획. 그거 한 몇백 페이지 되지 않습니까? 그거 보완한 거예요. 보완.]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처음 보는 내용이라며 말을 바꿨습니다.
[여인형/전 방첩사령관 : 뭔 소리인지 모르겠습니다. 그게.]
방첩사 참고 자료에는 지난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 1980년 전두환 신군부의 비상계엄 확대 직후 나온 계엄 포고령 10호도 검토했다고 나옵니다.
이 포고령에는 정치 집회와 언론, 출판, 보도, 방송의 사전 검열과 위반 시 영장 없이 체포, 구금 처단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번 비상계엄 포고령과 거의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이호진, 디자인 : 이소정)
홍영재 기자 yj@sbs.co.kr
▶ 네이버에서 S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가장 확실한 SBS 제보 [클릭!]
* 제보하기: sbs8news@sbs.co.kr / 02-2113-6000 / 카카오톡 @SBS제보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