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혼란이 거듭되는 12월의 한국, 스웨덴에서 노벨상 시상식을 앞둔 한강 작가는 광주를 꺼냈습니다. 자신의 작품 세계를 회고하는 강연에서 "우리에게 광주는 시공간을 되돌아오는 현재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채승기 기자입니다.
[기자]
노벨문학상 수상자 강연, 한강 작가는 여덟 살 때 쓴 시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소설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 까지 작품을 쓰며 마음속에 품었던 질문을 공유하는 자리, 한강 작가는 지금껏 자신을 붙잡아 온 화두를 꺼냈습니다.
[한강/작가 :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세계는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가?]
두 질문 사이의 긴장과 내적 투쟁이 자신의 글쓰기를 밀고 온 동력이었다고 고백했습니다.
특히 어린 시절 '광주 사진첩'을 우연히 접한 뒤 '소년이 온다'를 완성할 때까지의 감정을 상세히 소개한 부분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한강/작가 : 인간의 잔혹성과 존엄함이 극한의 형태로 동시에 존재했던 시공간을 광주라고 부를 때, 광주는 더이상 한 도시를 가리키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가 된다는 것을…]
강연 참석자들도 한강 작가가 전한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헬렌/한강 강연 참석자 : (한강 작가의 강연은) 평행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며칠 전에 한국에서 일어난 일들이 떠올랐습니다.]
한강 작가는 고통과 비극에 대해 이야기하던 자신의 소설들이 사실은 '사랑'을 향하고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언어가 우리를 잇는 실이 되어주었다는 고백으로 강연을 마무리했습니다.
[한강/작가 : 어쩌면 내 모든 질문들의 가장 깊은 겹은 언제나 사랑을 향하고 있었던 것 아닐까.]
광주가 시간과 공간을 건너 현재형으로 되돌아오고 있다고 전한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시상식은 이틀 뒤 이곳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립니다.
[영상취재 최무룡 / 영상편집 지윤정]
채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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