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은 채 동체 착륙이 이뤄진 이유에 대해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데요.
그런데 1차 착륙 준비 때까지만 해도, 랜딩기어는 정상 작동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일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오전 8시 54분.
제주항공 7C 2216편은 관제탑으로부터 첫 착륙 허가를 받습니다.
실제 오전 8시 58분쯤, 항공기는 고도를 450피트로 낮추고, 속도도 140노트까지 늦췄습니다.
착륙을 앞두고 랜딩기어 등이 제대로 작동했을 때 나오는 정상적인 고도와 속도였습니다.
실제 MBC가 확보한 당시 항공기 사진입니다.
오전 8시 57분쯤, 동체 앞부분의 랜딩기어가 내려와 있는 게 선명하게 보입니다.
적어도 이 시점까지 항공기 자체에는 어떤 심각한 문제도 없었던 셈입니다.
[김광일/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
"그렇지 않으면 조종사가 그전에 이미 비상 선언을 했겠죠."
긴급 상황은 그 이후부터 벌어집니다.
갑자기 엔진에서 불꽃이 튀고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결국 8시 59분, 조종사는 관제탑에 조류 충돌, '버드 스트라이크'를 외치며 다급하게 '메이데이'를 선언합니다.
[이봉식/초당대학교 항공정비학과 교수]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가 일어나고 하트 모양의 불덩어리가 떨어지잖아요. 이건 단순히 불이 아닙니다. 불은 수평으로 나가지 밑으로 떨어지지 않아요. 그래서 이때 상당히 많이 (엔진) 손상이 있었을 것 같고요."
항공기는 곧바로 복행, 즉 다시 날아올라 선회합니다.
이 시점에 저항을 줄이기 위해 랜딩기어를 다시 접어 올렸을 가능성이 큽니다.
활주로를 반대 방향으로 돌아 다시 한번 착륙을 시도한 결정적인 순간, 안타깝게도 직전까지 정상 작동해온 랜딩기어의 모습이 이번엔 보이지 않았습니다.
브레이크 역할을 해야 할, 양 날개의 '플랩'도 제대로 기능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벌어진 필사의 동체 착륙, 그러나, 활주로에 닿는 순간 시속 3백 킬로미터가 넘을 정도로 빨랐던 기체는 그대로 콘크리트 구조물을 들이받았습니다.
메이데이를 외친 지 4분 만에 벌어진 참사, 끝내 랜딩기어를 쓸 수 없었던 최후의 상황은 안타까운 의문만을 남기고 있습니다.
MBC뉴스 서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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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영 기자(10seo@mokp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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