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 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리모델링 공사를 하던 도중 벽 안에서 귀한 유물이 나왔습니다. 1966년에 프랑스에서 온 앙드레 부통 신부가 그린 벽화입니다. 그런데 이 그림이 아주 특별합니다. 부통 신부는 주로 성당에 성화를 그려 왔는데, 당시 예식장으로 쓰던 건물에 전통혼례 모습을 담은 민속화를 그린 겁니다. 희소성과 예술성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이 그림을 문화유산으로 등록하기 위한 절차도 곧 시작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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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에 있는 한 관공서입니다.
원래 예식장으로 쓰던 건물이었는데 재작년 낡은 건물을 뜯고 고치는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벽 안에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소문이 들려왔습니다.
조심스레 구멍을 뚫고 내시경을 넣어봤습니다.
벽 안에 또 다른 벽이 나왔고 실체를 본 이들이 깜짝 놀랐습니다.
[우병식/안동시 도시재생지원센터장]
“실제로 그림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교구청에서 이 소식을 듣고 '아마 이것이 앙드레 부통 신부의 작품'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행여 손상이 갈까 조심스레 벽을 해체했습니다.
전통 혼례복을 입고 손을 맞잡은 신랑·신부와 꽃바구니 속 아이 3명이 환하게 웃고 있는 그림이 나왔습니다.
58년 세월이 무색하게 색채가 선명하게 살아 있었습니다.
1966년 프랑스에서 우리나라에 들어와 선교활동을 한 앙드레 부통 신부가 그린 민속화가 드러난 순간입니다.
세계 곳곳 성당에 성화를 남기며 선교활동을 해 온 부통 신부가 당시 생활상이 담긴 민속화를 남긴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김경란/인천가톨릭대학교 환경조각과 겸임교수]
“우리나라 전통 풍속화 그림이고 1960년대 우리나라 전반적인 사회상의 모습을 담고 있는 그림이라 더 큰 가치를 담고 있는 것 같고요…”
안동시는 희소성과 예술성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이 그림을 문화유산으로 등록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윤두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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