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사회에서는 정신질환이 심한 환자의 경우 흔히 치료 시설 등에 격리하는 방법을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국가가 정신질환을 직접 관리하는 네덜란드에서는 자연이나 사람들과의 교감을 통해 궁극적으로 사회로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김주영 기자가 현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기자]
네덜란드의 중소도시 즈볼러에 있는 '치유농장'입니다.
농장에서 사람들은 돼지, 조랑말, 알파카 등을 돌보거나 소소한 농작물을 키우고, 아이들은 그룹을 꾸려 농장 체험도 합니다.
[에스더 펀 개펜 / 우울증, 자원봉사자 : 우리는 급여를 받지는 않지만, 동물들을 돕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는 충분히 보람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지내는 사람들은 대부분 우울증이나 불안 증세 등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입니다.
동물을 키우고 자연과 교감하면서 안정감을 찾고, 이를 통해 정신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에스더 펀 개펜 / 우울증, 자원봉사자 : 현재 일을 할 수 없거나 건강이 좋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돕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물론 네덜란드에서도 심한 정신질환자들은 따로 시설을 만들어 격리합니다.
하지만 시설 운용 방식은 우리와 크게 다릅니다.
범죄를 저질렀거나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 180명을 수용하는 이 시설에서,
환자들은 병실이 아닌 전자게임기와 같은 여가 용품도 사용 가능한 개인적인 공간을 이용합니다.
치료도 자발성을 중시하고 가족들과 주기적으로 만나며 사회성을 잃지 않도록 합니다.
[펠로리 엘레마 / 정신질환 치료·감호시설 법률 담당자 : 환자들은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고 사회로 돌아가 일반적인 삶을 살고 싶어 합니다. 그것이 환자들의 자발적 치료에 큰 동기가 되는 것이죠.]
사회로부터 떼어 놓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치료를 통해 사회생활에 문제가 없도록 만든 뒤 다시 사회로 돌려보내는 역할을 하는 겁니다.
실제 이 시설의 범죄자 재범률은 18%로 네덜란드 일반 교도소 재범률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습니다.
[핼크 스툴프 / 비아 대학교 사회복지학 교수 : 네덜란드도 그랬습니다. 우리가 지금 환자들을 사회와 연결시키려 하는 것도, 환자들이 기존에 상당히 의존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될 경우 완전히 사람들의 능력을 잃어버리게 되고, 사람들을 더 질병에 빠지게 하는 요소가 거기에 있습니다.]
국내에도 정신 건강에 문제를 겪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서 우리도 새로운 방식의 대응법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네덜란드 즈볼러에서 YTN 김주영입니다.
YTN 김주영 (kimjy08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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