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화하는 화성 실종 초등생 유가족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연쇄살인 사건 피의자 이춘재가 살해 사실을 자백한 '화성 실종 초등학생'의 유가족이 7일 오전 실종 당시 피해자의 유류품이 발견된 경기도 화성시의 한 공원에서 헌화하고 있다. 2020.7.7 xanadu@yna.co.kr
(화성=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딸 시신을 발견하고도 왜 말을 안 해줬나요. 지금이라도 당시 수사관들을 만나서 이유를 묻고 싶어요."
김용복(69) 씨의 딸 김(당시 8세)양은 1989년 7월 7일 낮 12시 30분께 경기 화성시 태안읍에서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사라졌다.
7일 이날은 31년 전 딸이 실종된 날이다.
김씨는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딸이 이춘재에게 살해당했다는 경기 화성시 A 근린공원을 찾아 짧은 헌화 행사를 했다.
이 일대는 김양이 실종 당시 입고 있던 치마와 메고 있던 책가방 등 유류품들이 발견된 야산이 있던 곳이다.
등산로 바로 옆 비탈진 산자락에 국화꽃 한 다발을 올려놓은 아버지는 묵념을 마친 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벤치에 앉아 숨을 골랐다.
'심정'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씨는 고개를 숙인 채 한참을 울먹이다 "30년 동안 (딸이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지냈다는 게 너무나도 원통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화성 실종 초등생 유류품 발견 장소에 놓인 꽃
(화성=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연쇄살인 사건 피의자 이춘재가 살해 사실을 자백한 '화성 실종 초등학생'의 실종 당시 유류품이 발견됐던 경기도 화성시의 한 공원에 7일 오전 유가족 등이 헌화한 꽃이 높여 있다. 2020.7.7 xanadu@yna.co.kr
그는 "(당시 수사관들은) 모든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 왜 그 사실을 (가족들에게) 감춰서 뼈 한 줌도 못 찾게 했느냐"며 "(이 근처가) 개발되기 전에라도 시신을 찾았더라면 뭐라도 발견했을 텐데…이춘재보다 경찰이 더 나쁘다"고 당시 수사관들을 원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