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 7월, 사상자 13명이 발생한 경기도 용인의 물류 창고 화재, 경찰의 수사 결과, 창고의 소방 설비가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이 설비를 교체 해야 한다는 의견이 이미 나왔지만 돈이 든다는 이유로 묵살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윤상문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천장에서 건물 잔해가 떨어지고 문과 벽 사이사이로 시커먼 연기가 뿜어져 나옵니다.
위험을 느낀 운전자가 급히 차를 몰고 빠져나갑니다.
잠시 뒤 차량 밖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연기가 가득 찼습니다.
[생존자/당시 119 신고 전화]
"하나도 안 보여요. 하나도! 살아야죠 살아야죠."
순식간에 덮인 화마는 노동자 5명의 생명을 앗아갔고, 8명이 다쳤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이번에도 인재였습니다.
불이 번지는 걸 막을 수 있는 소방설비가, 당시에 전혀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물류창고에는 원래 화재감지기가 연기를 감지하면 자동으로 스프링클러에서 물이 나오고 방화문이 내려오도록 연동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 소방설비가 자동으로 작동하지 않도록 기기를 조작해 놓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화재감지기가 화물차의 매연이나 먼지를 화재 연기로 잘못 인식한다는 이유로 창고 관리자가 수동으로 바꿔둔 탓입니다.
화재를 감지해도 자동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안전 부재' 상황은 물류창고 사용 승인을 받은 첫날부터 이어졌습니다.
창고 사용 두 달 뒤부터 화재 발생 때까지 화재감지기는 하루 평균 5번 정도의 오작동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아예 처음부터 소방 설비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겁니다.
[박경환/한국소방기술사회 부회장]
"처음부터 계속 이런 문제가 야기되었다면, (애초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했죠."
이 때문에 내부에서는 화재감지기 전체를 교체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준공 1년 뒤, 건물을 관리하는 업체 측이 제시한 구체적인 안전 대책은 연기 대신 불꽃을 감지하는 장비로 바꾸자는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