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넘어진 승객이 허리를 다쳤다며 기사에게 합의금을 요구했는데, 알고 보니 1시간도 안 돼 다른 버스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버스 기사들은 같은 사람이 합의금을 노리고 저지른 일로 의심하고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박희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강남의 한 마을버스.
승객을 태우고 출발하는 순간, 뒷자리로 향하던 남성이 넘어집니다.
[마을버스 기사 : 출발을 하는데 한 1m도 안가고 살짝 움직인 정도에서 그분이 갑자기 넘어지시더라고요.]
다른 승객들이 쓰러진 남성을 부축해 자리에 앉히고, 버스 기사도 놀란 듯 상황을 지켜봅니다.
그런데 30분 뒤 반대 방향을 달리던 시내버스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뒤쪽으로 걸어가던 남성이 고꾸라집니다.
[시내버스 기사 : 정지선까지 한 2~3m 돼요. 출발을 서서히 해서 정지선 가서 서 있으려고 한 1m 갔나 뒤에서 '우당탕' 넘어지는 소리가 나더라고요.]
이곳에서 넘어진 남성은 허리가 아파 병원을 가야겠다며 버스 기사에게 연락처를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전화를 걸어 치료비를 요구했습니다.
[버스 승객(지난달 30일, 마을버스 기사와 통화) : 어차피 선생님께서 보험처리를 안 하신다면 한 20만 원만 보내주신다면 그걸로 마무리 짓겠습니다.]
다른 버스 기사도 같은 전화를 받았습니다.
사고를 접수하고 보험 처리를 해주겠다고 했지만, 역시 치료비만 요구했습니다.
[시내버스 기사 : 보험처리 해드리겠다고 그랬더니…. (그분이)좀 복잡하기도 하고 기사님도 회사에 불이익도 당할 것 같다고 하면서….]
얼마 후 이 버스 기사들은 황당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차고지에서 만나 얘기를 나누다 보니, 넘어진 승객의 전화와 계좌번호가 같았던 겁니다.
해당 승객은 그러나 처음에는 버스 탑승 사실을 부인하다가 전화번호 등을 근거로 추궁하자 합의금을 노린 게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버스 승객 : (의도를 가지고 넘어졌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