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하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예비후보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6일 오전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정권교체국민행동 초청 토론회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2021.10.6 [국회사진기자단] je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 간의 '손바닥 왕(王)자' 논란이 이번에는 난데 없는 '항문침 전문가와의 관계'를 둘러싼 논란으로 번졌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과 유승민 전 의원 측은 6일 특정 인물이 윤 전 총장의 지인인지를 놓고 종일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유 전 의원 캠프의 이수희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윤 후보는 무엇을 감추려고 자칭 항문침 전문 이병환을 모른다고 거짓말을 했나"라고 먼저 포문을 열었다.
전날 6차 TV 토론에서 유 전 의원이 "이상한 특정 부위에 침을 놓는다는 이병환이란 사람을 만나본 적이 있는가"라고 물은 데 대해 윤 전 총장이 "모른다"고 답한 일을 끄집어낸 것이다.
지난 3∼5차 TV 토론 당시 손바닥에서 왕(王)자를 보였던 윤 전 총장이 역술인 등과 가깝게 지낸다는 의혹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이에 윤 전 총장 캠프의 김병민 대변인은 논평에서 "방송 토론회를 역술인 퀴즈대회로 만든 것도 모자라 거짓을 유포하며 윤 후보 흠집 내기를 하는 모습이 치졸하기 짝이 없다"고 반발했다.
그는 "윤 후보는 이병환이라는 사람을 전혀 알지 못한다"며 "가짜뉴스를 만들어 유포하는 저급한 행태는 독이 될 뿐"이라고 비판했다.
질문에 답하는 유승민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30일 대한노인회 대구 동구지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9.30 mtkht@yna.co.kr
그러자 유 전 의원 캠프의 최웅주 대변인은 다시 '김병민 대변인에게'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 "윤 후보와 이병환 씨 영상은 제대로 보고 낸 논평인가"라고 비꼬았다.
지난 6월 한 행사장에서 촬영된 영상을 보면, 이씨가 윤 전 총장을 밀착 수행하면서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 캠프의 최지현 수석부대변인이 "유 후보 측 얘기에 상대할 가치를 못 느낀다"는 추가 논평을 내면서 양측의 감정은 최고조에 달했다.
최 수석부대변인은 관련 영상에 대해 "행사장에서 윤 후보에게 접근했다가 이를 알게 된 현장 수행팀으로부터 제지당한 사실이 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6월 한 행사장에 참석했을 때 나타난 이병환 씨(빨간색 동그라미). [유승민 캠프 제공]
윤 전 총장 측은 논란이 된 이씨가 유 전 의원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 정관계 인사들의 측근 행세를 한 사진을 일부 취재진에게 공개하며, "유 전 의원의 의혹 제기가 너무 황당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양측의 공방은 급기야 전날 TV 토론 직후 격해진 두 후보가 장외 충돌했다는 소문으로 번졌다. 윤 전 총장이 유 전 의원에게 삿대질하고 가슴을 밀치기도 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윤 전 총장 캠프는 언론에 배포한 공지문에서 "토론에서 나온 얘기를 갖고 굳이 따지거나 항의할 이유도 없고 지금까지 그런 적도 없다"며 일축했다.
캠프는 윤 전 총장이 토론을 마치고 악수를 하며 '정법'이라는 역술 강의 동영상 얘기를 꺼내자 유 전 의원이 오히려 윤 전 총장의 손을 뿌리치고 떠났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유 전 의원 캠프는 다시 "윤 후보가 대뜸 '정법을 미신이라고 하면 명예훼손이 될 수도 있다'고 유 후보 면전에 손가락을 흔들며 항의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유 후보는 '정법'이 누군지, 사람 이름인지조차 모른다"며 "유 후보가 악수한 손을 뿌리쳤다는 것도 명백한 허위"라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 옆에서 같이 사진이 찍힌 이병환 씨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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