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 경선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승리로 끝이 났지만, 후폭풍이 만만치 않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이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일부 지지자들은 시위까지 벌이며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요.
대통령 선거는 본선보다 경선이 더 독하다는 말이 있죠.
역대 가장 치열했던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는 이명박, 박근혜 두 후보가 맞붙었습니다.
박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BBK 주가 조작 의혹과 다스 횡령 의혹 등을 꺼내 들었고, 이 후보는 정수장학회 문제와 고 최태민 목사 관련 의혹 등으로 대응했습니다.
'친이계 의원과 친박계 의원이 우연히 마주치면 한 사람이 자리를 서둘러 떠났다'는 기사가 나올 만큼 의원들은 물론 당직자, 지지자들까지 '친이', '친박'으로 갈렸는데요.
하지만 경선 결과, 이 후보가 2천여 표 차이로 근소하게 박 후보를 누르자 박 후보는 당 안팎의 우려를 깨고 현장에서 곧바로 패배를 선언했습니다.
[박근혜 / 당시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 (지난 2007년 8월) : 저 박근혜 경선 패배를 인정합니다. 그리고 경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합니다. 그동안 저를 도와주셨던 그 순수한 마음으로 이제 당의 정권 창출을 위해서 힘을 합쳐주십시오. 경선 과정의 모든 일들 이제 잊어버립시다.]
지난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역시 분열과 갈등의 연속이었습니다.
모바일 투표를 포함해 경선 규칙을 두고 시작된 갈등은 경선 보이콧에 지지자들의 몸싸움으로 번지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 (지난 2012년 8월) : 우리끼리 상처 내고 분열할 때가 아닙니다.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하고, 그 후보를 중심으로 뭉칠 수 있는 그런 경쟁을 해야 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문재인 후보가 대선 주자로 확정됐지만 이후 다른 후보들이 문 후보를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결국 당시 문 후보와 민주당은 정권 교체에 실패했죠.
국정 농단 사건으로 조기에 치러진 지난 2017년 대선 경선에서는 조금 달랐습니다.
당시 문재인 후보가 최종 후보로 선출된 직후 경선에 참여했던 네 후보가 호프 회동을 가지며 단합을 과시했습니다.
당시 경선에서 3위를 기록한 이재명 경기지사 역시 지지자들의 반발을 잠재우며 앞장서서 "우리는 한 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재명 /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지난 2017년 4월) : 제일 고생 많으신 문재인 후보님 축하드립니다. 저희가 자주 말씀드린 것처럼 싸운 게 아니라 경쟁을 한 것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상처 입은 사람들 상처 빨리 치유하고 원래 가고자 했던 길, 힘 합쳐서 계속 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는 하나의 팀입니다. 우리 팀의 승리를 위하여 함께 가겠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 역시 지난 8월 "내 사전엔 경선 불복은 없다"고 강조했는데요.
[이낙연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지난 8월 12일) : 저는 저의 승리를 위해서 뛰고 있습니다. 제 사전에는 불복은 없습니다.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캠프 측이 경선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며 사실상 불복을 선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 전 대표는 마음이 정리되는 대로 입장을 밝히겠다며 장고에 들어갔습니다.
뉴스가 있는 저녁 안귀령입니다.
YTN 안귀령 (agr@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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