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오늘로 100일이 됐지만, 현장에는 여전히 참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사람들로 북적이던 거리는 상인들이 하나둘 떠날 정도로 눈에 띄게 황량해졌고, 희생자 분향소 주변은 보수단체들의 현수막들로 둘러싸인 상태입니다.
박정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이태원 해밀톤 호텔 옆 골목.
지난해 10월 29일 참사로 159명이 숨지고, 294명이 다친 바로 그 현장입니다.
여전히 쉽게 지나갈 수 없는 길입니다.
그때의 참혹한 기억 때문입니다.
[김지수 / 경기 파주시 문정동 : 지나갈 때마다 마음도 약간 무거워지는 거 같고, 슬픈 감정이 드는 거 같아요.]
참사 골목에서 옷가게를 하는 82살 남인석 씨.
희생자를 추모하는 마음으로 거의 매일 가게 문을 엽니다.
[남인석 / 이태원 옷가게 사장 : 문을 닫고 있으면 골목도 너무 캄캄하고 문이라도 열어놓고 불빛이라도 밝게 해주면 낫지 않겠나 싶으면서도 고통스러운 상황이에요.]
큰 기대도 없지만 손님은 거의 없는 상태입니다.
[남인석 / 이태원 옷가게 사장 : 매출이라는 말 자체가 아니죠. 사람들이 여기 오면 무섭다, 그러고, 젊은 애들이 전혀 오질 않아요. 현재로썬.]
참사의 충격에, 찾아오는 손님도 없으니 많은 상인들이 이미 이태원을 떠났습니다.
서울의 관광명소였던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입니다.
오가는 발길은 뚝 끊겼고, 문을 연 가게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황량합니다.
100일이 흘렀지만, 이태원의 침체된 분위기는 아직 그대로입니다.
이태원 합동분향소 주변을 가봐도 심란하긴 마찬가지입니다.
희생자 유족과 자원 봉사자들이 분향소를 계속 지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수단체들이 이들을 비난하는 내용의 현수막으로 분향소 주변을 둘러쌌습니다.
[가라연 / 분향소 자원봉사자 : (현수막 보고)도우미로서 오는 저희 입장도 많이 상처받기도 하지만…. 이런 것들이 아니라 시민들의 진심 어린 말들이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분향소는 제대로 된 추모 공간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천다민 / 서울 갈현동 : 애도하는 마음을 가지고 안전하게 더 이 공간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무조건 죽음의 공간이나 슬픔의 공간으로만 기억하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상인들은 떠나고 유족들이 지키는 이태원.
참사의 아픔과 고통은 100일 지난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YTN 박정현입니다.
YTN 박정현 (miaint31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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