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 정부가 강제동원을 희석하고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초등학교 교과서 10여종을 통과시켰습니다. 조금 전 발표가 된 상황이죠.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일 관계 정상화를 선언한 지 약 2주 만의 일이라서 반발과 파장이 더 거센데요. 우리 정부는 곧바로 유감의 뜻을 표명했습니다. 야권에서는 '굴욕 외교' 주장을 다시 들고 나왔는데, 관련 소식을 유한울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 '역사왜곡' 뒤통수 > 첫 번째 픽, 지난주까지 다정회에서 단 한 번도 놓치지 않았던 소식이죠. 3월 16일 한일 정상회담으로 다시 돌아가보려고 합니다. 당시 양국 정상은 회담을 마치고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했죠. 저 울 체커가 가장 먼저 주목한 기시다 일본 총리의 발언은, 이것이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일본 총리 (현지시간 지난 16일) : 얼마 전 한국 정부는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에 관한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그때 일본 정부는 1998년 10월에 발표한 한·일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정회원님들은 기억하시리라 믿습니다. 바로 기시다 총리가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라고 표현한 부분입니다. 일본에서 강제동원 피해자 일컫는 말인 '징용공'이라는 단어를 안 썼다고 제가 회담 다음날 짚어드렸는데요. 역시나 기시다 총리는 계획이 다 있었나 봅니다. 오늘 일본 당국이 내년부터 일본 초등학교 3~6학년이 공부할 사회 교과서 12종에 대한 검정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오늘 심사를 통과한 교과서들, 강제동원 관련된 내용에서 '강제' '징병' 등 강제성이 들어간 표현들을 지웠습니다. '참여했다', 심지어 '지원했다'는 표현이 들어간 교과서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야시 외무상의 발언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는데요.
[하야시 요시마사/일본 외무상 (현지시간 지난 9일) : 어떤 것도 '강제노동에 관한 조약상'의 강제노동에는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이것들을 강제노동이라고 표현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해당 교과서들은 독도에 대해서도 '다케시마'라고 일컫는 것은 물론이고요. 일본의 '영토'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고유 영토'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 땅인데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데요. 갈수록 대담해지는 일본 교과서의 왜곡, 이제 일본 국민들이 제대로 된 역사를 배울 기회가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큽니다.
[야노 히데키/일본 강제동원 공동행동 사무국장 (지난 23일) :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이 전쟁 중에 강제징용을 했다는 역사적인 사실은 재판 판결에서도 정확하게 명시되어 있는 부분임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많은 일본 국민들은 그 사실을 모릅니다. SNS나 인터넷상에서는 역사수정주의자, 즉 역사를 바르게 전달하려 하지 않는 우익들이 강제징용 부정론을 퍼뜨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사실 일본의 역사 왜곡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죠. 하지만 이번이 더욱 충격적인 것은 앞서 있었던 우리 정부의 강제동원 배상안 발표, 그리고 한일 정상회담 때문입니다. 사실상 우리나라가 많은 부분을 양보했다는 평가가 나왔고, 정부는 그때마다 한일 관계 정상화를 이유로 들었습니다. 윤덕민 주일 대사, 현지에서 체감하는 변화를 설명하면서 이렇게까지 이야기를 했는데요.
[윤덕민/주일대사 (어제) :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해서 한·일 관계가 정상화되는 하나의 토대가 마련됐다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이제 시작됐다고 생각되고 한·일 관계를 완전히 정상화하고 지난 10년에 둘러싼 역사 갈등을, 역사 전쟁이라고 할까요. 외교 전쟁을 했었습니다만 이제는 정상적인 한·일 관계로 전환되는 하나의 계기가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되면 역사 갈등이, 그리고 역사 전쟁이 끝났다고 봐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야권은 물론이고 여권, 그리고 보수 언론에서도 한목소리로 정부 차원의 강한 항의가 있어야 한다고 요구하는데요.
[송언석/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 만일 일본이 역사 교과서 왜곡을 강행한다면 우리 당은 강한 유감과 규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정부 역시 강력한 항의의 뜻을 일본 정부에 전해야 할 것입니다. 일본이 아무리 역사를 왜곡한다고 하더라도 독도는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나 실효적 지배 측면에서나 대한민국 고유영토로서 분쟁 대상이 될 수가 없습니다.]
이런 와중에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번 일, "한일 정상회담 결과로 생각 안 한다"며 두 개를 구분지어 말했습니다. 윤덕민 대사의 설명을 빌려 오자면, 일본 우익에는 우리와 이해관계와 맞아 떨어지는 '안보를 중시하는 우익'이 있는가 하면 '아이덴티티, 즉 정체성을 갖고 보는 우익', 즉 일본 역사를 미화하는 세력이 있는데요. 주 원내대표 중 이 중 일본 역사를 미화하는 일부 세력의 문제로 보려는 듯합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일본이 옛날부터 가지고 있었던, 거슬러 올라가면 군국주의적인 사고 이런 틀에서 못 벗어난 국제적인 흐름이나 국제 우호친선 이런 것을 따라가지 못하는 일본의 문제이지, 그것이 무슨 한·일 회담 결과가 잘못돼서 그런 것은 인과관계가 전혀 없는 사안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세력이 일본 정치권에서 기시다 총리에게 끼치는 영향이 적잖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되겠죠. 호사카 유지 교수 설명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의 자민당, 그 안에서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의 존엄과 국익을 지키는 모임'이 대표적입니다. 한일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이 점을 몰랐다고 해도, 또 무시했다고 해도 그것은 우리 정부의 실책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 결과 우리 정부가 일본이 채워줄 것이라 기대했던 물컵 반잔, 채우기는커녕 우리가 채워놓았던 반잔 마저 날라가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유승민/전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일본 호응을 기다리고 물컵의 반을 채워 줄 거를 기다린다는데 당장 나온 게 문부성에서 초등학교 교과서에 강제징용은 강제가 아니고 그냥 한국의 노동자들이 참여한 거다. 그러면 일본이 하나도 안 바뀐 게 증명이 되잖아요. 그런데 무슨 지금. 경제나 안보에 대해서 협력하는 것, 이거는 좋다 이겁니다. 그러면 그것만 하라 이거예요. 그런데 왜 그거를 하기 위해서 역사 주권, 영토의 문제까지 이렇게 함부로 5년 임기의 대통령이 그거를 건드리느냐.]
두 번째 픽은 < 전격 공개 > 입니다. 얼마 전 한미 연합훈련 시즌을 맞아 북한이 공개한 '도발 컬렉션', 정리해드린 적이 있죠. '살라미 전술'을 쓰는가 봅니다. 오늘은 또 그 '끝판왕'을 공개했습니다. 바로 전술 핵탄두 '화산-31'을 전격 공개했는데요. 핵무기연구소를 시찰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조선중앙TV : 우리가 그 언제든, 그 어디에든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게 완벽하게 준비되어야 영원히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상상을 초월하는 강력하고 우세한 핵무력이 공세적인 태세를 갖출 때라야 적이 우리를 두려워하고 우리 국권과 제도와 인민을 감히 건드릴 수 없게 된다고 말씀하시었습니다.]
오늘 북한이 공개한 보도 사진을 보면요. '화산-31', 직경 약 50cm에 길이 1m 정도로 추정됩니다. 여러 개가 놓여 있죠. 그 뒤로는 다양한 미사일 사진도 보이는데, 바로 '화산-31'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무기들이라고 과시한 듯합니다. 핵 무인 수중공격정, 전략순항미사일 등 그동안 북한이 순차적으로 공개한 '도발 컬렉션'으로 보이는데요. 제가 앞서 이 컬렉션을 소개해드리면서도, 핵탄두의 소형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죠.
[이종섭/국방부 장관 (지난 23일) : 소형화 기술은 상당한 수준으로 이렇게 진전돼 있을 걸로 평가하지만, 그러나 지금 최근에 북한이 얘기하는 전술유도무기, 몇 가지 제시된 그 무기 체계에 탑재 가능하다고 아직은 그렇게까지 보고 있지 않지만 그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미가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군 당국은 오늘도 비슷한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의 이번 '끝판왕' 공개 이유, 뭘까요. 역시나 한미 연합훈련 때문으로 보입니다. 특히 바다 위의 군사기지라고도 불리죠, 미국의 전략 무기인 핵 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함'이 오늘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는데요. 여기에 맞설 전력, 충분하다고 보여준 것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추가적인 핵 무인 잠수정 시험, 사진까지 함께 공개했고요. 그리고 핵 공중폭발 시험에도 성공했다고 북한은 주장했는데요. 미국도 참지 않았습니다. 6년 만에 니미츠함의 해상 훈련 모습을 공개하면서, 공개에 공개로 맞섰습니다.
[JTBC '뉴스룸' (어제) : 축구장 3배 크기에 승조원 5천여명을 태울 수 있어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립니다. 미로처럼 복잡한 항공모함 안에는 70여대의 전투기가 훈련을 준비했고 오늘만 20여대가 뜨고 내렸습니다.]
[크리스토퍼 스위니/항모강습단장 (JTBC '뉴스룸' / 어제) : 한국과 해군 동맹을 만들고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운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북한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 말입니다. 아무도 '불량배'를 좋아하진 않죠.]
이런 가운데 북한의 오늘 전술 핵탄두 공개로, 그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서라도 7차 핵실험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한데요. 여권에서는 "핵에는 핵으로" 외치며, '나토식 핵공유'를 다시 한번 꺼내들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나토식 핵공유 방안은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에 아직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북한이 제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이 방안도 하나의 강력한 선택지로 고려되어야 할 것입니다.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나날이 진보하고 하루가 멀다하고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핵실험까지 감행한다면 더 이상 말로만 대응하는 데 그칠 수는 없습니다.]
여기서 바로 이어서 세 번째 픽으로 갑니다. < '공연 보고' 누락? > 인데요. 지금 막 들으신 주호영 원내대표의 발언, 다음달 말에 있을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 그리고 한미 정상회담을 염두에 두고 한 말입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련 소식도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우선 국빈만찬에서 블랙핑크와 레이디 가가가 합동 공연을 하는 것이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YG 측은 "제안 받고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는데요. 이와 동시에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의 교체설에 대한 보도도 나왔습니다.
[장성철/공론센터 소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미국 측에서 윤석열 대통령 방미 일정과 관련해서 문화 행사를 같이하는 방안을 제안을 했는데 대통령에게 적기에 보고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아니, 이거 왜 답을 안 줘?' 1월달쯤에 직접, 여러 가지 제안을 직접 했는데 답을 안 줬다. 이것을 대통령 비서실에서 알고 나서 안보실에다 물어봤더니 '이거 우리가 솔직히 좀 여러 가지 대통령 해외 일정은 보안사항도 있고 그래서 공유가 안 된 부분이 있다…']
김일범 의전비서관, 이문희 외교비서관이 교체된 상태죠. 여기에 윤 대통령의 '50년 지기'인 김 실장 교체설까지 나오면서, 대통령실 인적 개편의 신호탄이냐는 분석도 나왔는데요. 대통령실은 "해당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습니다.
다음 픽은 < "태어나서 죄송" > 입니다. 고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오늘 새벽 귀국했습니다. 경찰은 당초 예상과 달리, 전씨의 신병을 공항에서 바로 확보하고 마약류 투약 검사와 신문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입국 직후 "태어나서 죄송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전씨, 광주에 가겠다는 뜻은 변함 없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전우원/전두환 씨 손자 : 저 같은 죄인이 한국에 와서 사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심에 국민 여러분께 정말로 감사드리고, 민폐 끼쳐드려서 죄송하고 이번에 수사받게 되는 것 최대한 열심히 협조해서, 수사받고 나와서 빨리 5·18 단체, 유가족분들, 피해자분들께 사과드리고 싶어요.]
오늘의 마지막 픽, < 법정서 만났다 > 입니다. 법정서 만난 사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와 가세연 출연진입니다. 이 출연진은 2019년 부산대 의전원에 주차된 포르쉐 차량 사진을 유튜브에 공개하면서 조씨의 차라고 방송을 했습니다. 그 결과 허위 사실을 방송해서,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을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데요. 오늘 공판에 조씨가 증인으로 출석한 것입니다. 조씨는 "포르쉐를 한번이라도 탔으면 억울하지도 않겠다"면서, 처벌을 원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오늘의 뉴스픽은 여기까지입니다. 들어가서 원픽 뽑겠습니다. 뉴스픽5였습니다.
유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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