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30조원 넘는 적자를 냈던 한국전력, 그래서 전기료를 올려야 된다고 호소했었죠. 그런데 정작 한전과 그 자회사 임원이 마치 해외여행 가듯 10여 차례 해외 관광지 출장을 갔다가 적발됐습니다. 두 사람은 종종 일정을 겹치게 만들어 함께 관광하기도 했습니다.
김도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수천개의 바위 섬으로 유명한 베트남 대표 관광지 하롱베이입니다.
한국전력 임원 A씨와 한전KDN 임원 B씨는 지난해 11월, 각각 베트남 출장을 와서 이곳에서 만났습니다.
출장 목적과는 관계없는 곳입니다.
A씨는 요르단의 고대 유적지 페트라, B씨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가기도 했습니다.
관광을 할 때마다 가이드와 렌터카, 식사 비용 등은 두 기관의 현지 지사나 법인에서 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감사관실이 적발한 한전 임원 A씨의 해외 출장 내역입니다.
코로나19 확산기간에 해외 출장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어기고 5차례에 걸쳐 8개 나라를 다녀왔습니다.
비슷한 시기 한전 KDN 임원 B씨도 7차례에 걸쳐 14개 나라에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두 사람은 베트남 뿐 아니라 미국, 일본 출장도 날짜를 맞춰 가서 함께 관광을 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직접 가지 않고 비대면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업무였고, 일정도 단순한 업무 보고와 현장 견학이 전부였다"고 했습니다.
이들이 현지 지사와 법인에서 받은 관광비용 570만원을 환수하겠다는 게 산업부의 방침입니다.
퇴직한 A씨는 공직 재임용을 막고, 현직에 있는 B씨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적절한 조치를 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다 합치면 수억원의 출장비를 썼는데, 이 정도로 끝내는 건 솜방망이 처벌 아니냔 지적도 나옵니다.
(영상디자인 : 허성운)
김도훈 기자 , 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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