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2030년 부산EXPO 유치를 추진하고 있죠. 만약 유치에 성공하면 부산의 북항 재개발지구에서 열리게 됩니다.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데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이곳에서 롯데건설의 입찰 담합 의혹을 두고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최연수 기자입니다.
[최연수 기자]
하늘에서 바라본 부산 북항에 공사가 한창입니다.
연안부두 일대 46만평을 재개발하는 '북항 재개발'은 총 사업비가 9조원에 이릅니다.
롯데건설은 노른자위로 평가받는 상업지구 3구역의 시공을 맡아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달 초, 이 공사를 하고 있는 롯데건설에 대해 현장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또 2018년 해당 구역 입찰을 담당했던 당시 롯데건설 팀장을 불러 조사했습니다.
당시 입찰에선 한 회사의 독점을 막기 위해 컨소시엄을 바꿔가며 입찰에 참여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공정위는 롯데건설이 특정 구역 시공사로 입찰에 참여하면서 다른 구역에서도 효성중공업과 짜고 몰래 입찰에 참여했는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사전에 공모했다면,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는 겁니다.
현재 롯데건설은 효성중공업이 따낸 구역의 지분 70%를 나눠 받아 단독으로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A씨/북항 재개발지구 3구역 현장반장 : 시공사는 롯데지요. 효성이요? 저는 없는 거로 알고 있는데요.]
롯데건설은 "앞서 검찰이 무혐의 처분한 사안"이라면서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공정위는 사전에 공모했다는 의혹이 담긴 녹취록 등을 확보하고 관련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앵커]
담합 의혹의 핵심은 업체들이 사업을 낙찰받기 이전부터 미리 짰는지 여부입니다. 그런데 롯데건설 담당 팀장이 4년 전 검찰 조사에서는 '사전에 합의했다'고 하고서는 최근에 공정위 조사에서 말을 바꿨습니다.
계속해서 유선의 기자입니다.
[유선의 기자]
검찰이 2019년 작성한 '내사사건 처분결과'입니다.
롯데건설 팀장이 2018년 10월 "효성중공업에 '낙찰을 받으면 공동 시공을 하자'고 제안했고, 효성이 받아들였다"고 진술했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해당 팀장은 최근 공정위 조사에서 "효성중공업이 낙찰을 받은 직후인, 2018년 11월에 합의해 시공에 참여했다"고 진술했습니다.
4년 전 검찰 진술과 '합의 시점'이 바뀐겁니다.
이 공사를 발주한 부산항만공사 측은 롯데건설 팀장의 진술에서 달라진 '합의 시점'에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효성중공업이 낙찰을 받은 후에 롯데건설이 합의해 들어왔다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롯데건설이 발주처 모르게 효성중공업과 사전에 짜고 2개 구역 입찰에 모두 참여했다면, 담합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사 측은 업체들끼리 이런 식으로 몰래 짜고 '껍데기' 컨소시엄을 만들어 입찰에 중복 참여한다면, 경쟁 입찰 자체가 망가지기 때문에 이를 엄격하게 금지시켰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정위는 당시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최근 부산항만공사 측에 2018년 입찰 관련 자료를 요청해 받아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JTBC는 롯데건설 측에 해당 팀장의 진술이 왜 바뀌었는지 물었는데, "오래 전 일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해 왔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현주)
최연수 기자 , 유선의 기자 , 황현우, 김상현, 김민,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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