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정부가 미국내 반도체 공장을 지으면 보조금을 주겠다며 대신 여러 조건들을 지키라고 하고 있죠. 이번에 그 세부 조건들이 공개됐는데 예상수익과 생산량, 심지어 영업비밀인 합격품 비율까지 보고하라고 했습니다. 이정도면 보조금 안받는게 차라리 낫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 상무부 산하 국립표준기술연구소가 오늘 공개한 반도체 보조금 세부 지침입니다.
보조금을 신청하려면 영업 기밀에 해당되는 항목을 공개해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손익계산서와 대차대조표, 현금흐름표 등 기업의 예상 현금흐름과 예상 수익 등을 표로 만들어 엑셀파일로 제출하란 겁니다.
예상 수익을 산출한 근거도 제시하라고 했습니다.
사실상 기업의 영업 전략을 다 내놓으란 겁니다.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의 생산량과 수율, 다시 말해 합격품 비율도 공개하라고 했습니다.
수율은 해당기업의 반도체 공정을 짐작할 수 있는 숫자여서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핵심 기밀입니다.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와 지으려는 SK하이닉스 입장에선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미국이 요구한 이익공유 때문에 보조금을 받아도 남는 게 별로 없는데, 재무와 영업기밀까지 내놓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창한/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근부회장 : 기업의 민감한 정보가 미국 상무부에 제출되면 그런 것이 잘못 다른 쪽으로 흘러들어갈지 우려가 되는 상황도 있고 또 나중에 우리가 보조금으로 지원받는 액수 자체가 줄어들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사항도 큰 게 사실입니다.]
이때문에 반도체업계에선 다음달말 한·미 정상회담 때 정부가 미국과 추가협상을 통해 과도한 요구를 못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영상그래픽 : 김영진)
김도훈 기자 , 김지우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