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우주발사체 발사'에 개방된 서해 백령도 대피소
(인천=연합뉴스)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발사체가 31일 남쪽으로 발사된 뒤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 경계경보가 내려지자 섬 내 진촌2리 대피소 문이 열려 있다. [백령도 심효신 통신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3.5.31 chamse@yna.co.kr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최은지 기자 =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발사체가 31일 남쪽으로 발사된 뒤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 한때 경계경보가 내려지자 일부 섬 주민들은 대피소로 몸을 피했다.
31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전 6시 29분께 백령도 일대에 경계경보를 발령한다며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행안부는 재난 문자에서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먼저 대피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경계경보는 북한 미사일 발사 등으로 낙하물 우려가 있을 때, 공습경보는 실제 미사일 공격이 있을 때 발령된다.
인천시 관계자는 "북한의 우주발사체와 관련해 백령·대청도 주민들에게 재난 문자가 발송됐다"며 "관련 군부대에도 상황을 전파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 백령도 일대에는 사이렌이 20분 넘게 울렸으며 백령면사무소는 마을 방송으로 "경계경보와 관련해 주민들은 대피해 달라"고 전파했다.
백령도 주민들은 농번기를 맞아 이른 오전부터 논·밭에서 일하다가 경보음을 듣고서 인근 대피소로 급히 뛰었지만, 대수롭지 않은 듯 대피하지 않은 주민도 적지 않았다.
김철원(61) 백령면 남포2리 이장은 "남포2리에는 200명 넘게 사는데 절반가량은 새벽에 사이렌이 울리자마자 대피소 2곳으로 흩어졌다"며 "당시 논밭에 있던 노인들은 대부분 일을 멈추고 대피소로 향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촌리에 사는 김효순(67)씨는 "북한 도발이 한두 번 있던 일은 아니어서 큰 동요는 없었다"며 "사이렌이 울릴 때 밭에서 고추를 심던 중이라 대피소에 가지 않았다"고 시큰둥했다.
대피소로 피한 백령도 주민들
(인천=연합뉴스)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발사체가 31일 남쪽으로 발사된 뒤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 경계경보가 내려지자 섬 주민들이 진촌2리 대피소로 몸을 피하고 있다. [백령도 심효신 통신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3.5.31 chamse@yna.co.kr
인근 대청면사무소도 대피소 7곳의 문을 개방했으며 일부 주민들이 대피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7시 30분 넘어 발사체 1발이 백령도 서쪽 먼바다 상공을 통과했고 수도권 지역에는 영향이 없다는 합동참모본부 발표가 언론 보도로 알려지자 백령도 주민들은 경계경보가 해제되기 전인데도 하나둘 대피소에서 빠져나와 귀가했다.
백령면사무소 관계자는 "대피소에 있던 주민들이 (휴대전화로) 뉴스를 보고 별 일 없다고 생각해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한편 합참은 이날 북한이 남쪽 방향으로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발사체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위성을 탑재했다고 주장한 발사체를 쏜 것은 2016년 2월 7일 '광명성호' 이후 7년 만이다.
앞서 북한은 이달 31일 오전 0시부터 내달 11일 오전 0시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밝히면서 1단 로켓 낙하지점으로 '전북 군산 쪽에서 서해 멀리', 페어링(위성 덮개) 낙하지점으로는 '제주도에서 서쪽으로 먼 해상' 등을 지목했다.
북한은 지난달 13일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시험발사한 지 40여일 만에 다시 도발을 감행했다. 이번이 올해 10번째 발사체 발사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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