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
존 애퀼리노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미중관계 전국위원회(NCUSCR) 행사 연설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만일 대만을 침공하면 단기전으로 끝나지 않고 귀중한 인명과 재산 손실 등 엄청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대만 타이완뉴스가 31일 전했다.
존 애퀼리노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
[미중관계전국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와 관련해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1월 중국의 대만 침공을 상정한 구체적인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했다. 애퀼리노 사령관의 지적과 맥을 같이하는 내용이다.
'다음 전쟁의 첫 전투'(The First Battle of the Next War)로 명명된 보고서는 2026년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상황을 가정해 24개의 시뮬레이션을 돌린 결과를 담았다. 2026년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연임을 확정지을 것으로 예상되는 해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시나리오에서 미 해군은 항공모함 2척과 대형 수상 전투함 10∼20척의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또 20년 동안 이라크·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희생된 미군 규모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의 인명 피해도 생길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 침공 대비 실사격 훈련하는 대만군
(핑둥 EPA=연합뉴스) 지난해 8월 9일 대만 남부 핑둥현에서 대만군 포병들이 포격 훈련을 하고 있다. 이번 훈련은 중국의 침공에 대비한 국토방위 훈련이다. 이에 앞서 중국 인민해방군은 지난 4~7일 대만 주위에 6개 훈련 구역을 설정해 실사격 훈련을 했다. 2022.8.9 alo95@yna.co.kr
중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보고서는 "중국 해군은 괴멸돼 상륙부대의 핵심이 망가질 것"이라며 "군인 수만 명이 전쟁 포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과적으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과 중국, 대만, 일본 등 관련국 모두 큰 손실을 떠안을 것이라는 게 이 보고서의 경고이다. CSIS는 "미국은 '패배한' 중국보다 더 긴 고통을 겪으며 승리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승리가 전부는 아니다"라고 짚었다.
한반도 관련 내용도 눈길을 끌었다. 보고서는 "주한미군의 4개 전투비행대대 중에 2개 대대가 차출돼 전투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의 의사와 관계없이 주한미군이 중국과 대만 전쟁에 개입하리라는 관측이다.
또 중국이 대만 포위를 위해 대규모 해군을 동원할 경우 미군이 중국 대륙·대만과 가까운 한국 오산공군기지와 군산공군기지, 나아가 제주해군기지를 활용할 가능성도 거론했다.
나아가 애퀼리노 사령관이 우려한 것처럼 세계가 매우 서로 얽혀있기 때문에 중국의 대만 침공은 또한 세계 경제를 완전히 망쳐 놓을 것이라고 CSIS 보고서는 진단했다.
애퀼리노 사령관은 연설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첫 번째 임무는 이런 전쟁(중국의 대만 침공과 같은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는 것이며, 만일 첫 번째 임무에서 실패한다면 싸워서 이기도록 준비하는 것"이라며 두 가지로 정리했다.
lwt@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