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금 안 사는 한은…"비중 늘릴 필요 적어"
[앵커]
최근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 등으로 각국 중앙은행이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지만, 한국은행만은 예외입니다.
2013년 이후 10년 동안이나 금 매입에 전혀 손을 대지 않고 있는데, 앞으로도 당분간은 금을 살 계획이 없다고 합니다.
이재동 기자가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기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전 세계 9위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중 금 보유량만 따져보면 세계금위원회의 127개 국가·기구 중 38위에 불과합니다.
한은이 가진 금은 104.4t이지만, 일본은행은 한은의 8배, 대만의 중국중앙은행은 4배, 싱가포르 중앙은행인 싱가포르 통화청은 2배가량 많습니다.
특히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튀르키예와 중국, 싱가포르, 이집트 등 다수국 중앙은행들이 금 사재기에 가세한 상황입니다.
"경기 회복세를 장담할 수 없을 때,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고 심각할 경우에는 위기도 가능성이 있을 때, 이럴 때는 금이 최고의 안전자산이라서 금을 사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2013년 이후 금 매입을 멈춘 한은은 외환보유액의 1%에 불과한 금을 더 늘릴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언제 급하게 달러가 필요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미국 국채를 팔아 유동성이 적은 금을 사들이는 건 불필요하다는 겁니다.
금 가격이 이미 많이 오른 데다, 금은 가지고 있어도 이자는 커녕, 보관료만 든다는 점도 한은이 금 매입에 신중한 이유입니다.
한은 보유 골드바 개수는 8,380개. 한은은 국내가 아닌 금 거래가 활발한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에 전량을 맡겨둔 상태입니다.
각국 중앙은행이 금을 더 사 모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한은의 투자 판단이 옳은지는 두고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연합뉴스TV 이재동입니다. (trigg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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