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년 9개월만의 기자회견이었던 만큼 국민들의 기대와 우려, 그리고 관심도 컸습니다. 회견 준비 과정부터 끝난 뒤 평가까지, 정치부 홍연주 기자에게 자세히 물어보겠습니다.
홍 기자, 방금 여야 양쪽의 엇갈린 평가를 보긴 했는데, 윤 대통령 본인 반응은 어땠는지, 취재가 됐습니까.
[기자]
네 회견 후 참모들에게 "더 자주 이런 소통의 자리를 마련해야겠다"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본인이 준비한 답변이나 입장이 충분히 전달됐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죠. 물론 내용 하나하나를 따져들어가면 쟁점이 많지만, 대통령실도 전반적으론 비슷한 평가를 하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그래도 더 중요한 건 답변을 들은 국민의 평가겠죠. 우선 현장 기자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우선 윤 대통령의 태도나 표정이 이전보단 부드러워진 게 사실이고, 또, 모두 발언 시작부터 '민생 어려움이 풀리지 않아 송구스럽다'고 한 점이나, 김건희 여사 명품수수 논란에 처음으로 '사과'라는 표현을 쓴 것도 평가할만한 대목입니다. 특히 '사과'란 말은 '독회'라고 부르는 사전 회의 땐 나오지 않았던 표현으로 윤 대통령이 회견에서 직접 언급한거라고 합니다.
[앵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분명 있었죠.
[기자]
네, 우선 가장 핵심 쟁점으로 꼽혔던 김 여사 관련 부분을 설명할 때, 재발방지 대책이 빠졌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가족과 관련된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이미 예고했던 제2부속실 설치라든가, 특별감찰관 임명과 같은 대책을 명시적으로 약속했다면 진정성을 더 보여 줄 수 있었을 거란 평가입니다. 또 '국민보고'란 이름으로 진행된 모두발언에서도 지금의 경제 성장 추세를 유지하면 국민소득 5만 달러도 꿈이 아니라고 했는데, 전체 기조가 변화와 반성인 회견에서 자화자찬성 대목을 넣을 필요가 있었느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진전된 태도 변화를 보인건 평가할만 하지만, 변화의 진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후속 조치도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해병대원 특검의 경우 수사가 납득 안되면 자신이 요구하겠다고 했는데 최근 여당에서 나온 '조건부 수용'으로 볼 수 있나요?
[기자]
대통령실에선 '조건부 수용'과는 거리를 두는 모습입니다. 이미 본회의를 통과한 특검법이 정부로 이송됐는데, 거부권을 행사 안하면 그대로 공포가 되기 때문인데요. 다만, 수사가 어느정도 일단락된 뒤 22대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한다는 조건으로 낸 특검법은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보인 거여서 '선수사, 후특검'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오늘 회견 순서나 형식도 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 같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집무실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기자실로 이동해서 질문을 받은 건, 취임 100일 회견 때 지적을 감안한 거라고 합니다. 기자들 앞에서 모두발언을 할 경우 '일방소통'으로 보인다는 지적이 있어, 다른 장소에서 대국민담화로 소화한 겁니다. 회견 전체적으론 지난번 회견에 비해 시행착오도 적었고, 자세를 낮추는 모습도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핵심적 쟁점에 대해선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번 회견 취지에 맞게 국민의 궁금증과 다소 거리가 먼 사안은 간단히 넘어가고, 중요한 쟁점에 좀 더 시간을 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앵커]
72분이 부족할 정도로 대통령에게 직접 묻고 싶던 내용이 이렇게 많았는데, 기자회견이 열리기까지 왜 이렇게 오래걸렸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홍 기자, 잘 들었습니다.
홍연주 기자(playho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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