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민기는 군부독재 시절 노래 '아침이슬' '상록수' 등 민중가요 작곡가로 이름을 널리 알렸죠.
이와 함께, 대학로 소극장의 상징 '학전'을 30년 넘게 운영하며 황정민·조승우 같은 걸출한 배우를 배출하기도 했습니다.
김승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긴 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
1987년 민주항쟁 당시 군부독재에 맞서 시민들이 목놓아 부른 저항의 상징 '아침 이슬'
우리 곁을 떠나간 김민기의 삶은 '아침 이슬' 그 자체였습니다.
노래들이 줄줄이 금지곡으로 지정되자 봉제 공장 등에서 일하며 생계를 꾸리면서도,
'상록수' 등을 꾸준히 발표하며 음악을 놓지 않았습니다.
특히 '상록수'는 맨발 투혼으로 미 LPGA에서 우승한 박세리의 공익광고 음악으로 쓰이며 IMF 시절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1991년 김민기는 '배움의 밭'이란 뜻의 대학로 소극장 '학전'을 통해 인생의 2막을 열었습니다.
누적 관객 수 70만 명을 넘었던 창작 뮤지컬 '지하철 1호선' 등 350개가 넘는 작품을 기획해 황정민, 조승우 같은 유명 배우들을 탄생시켰습니다.
[황정민 / 배우 (지난 2006년) : (3,000회 공연이라) 저는 너무 감개무량합니다. 한편으로 실수나 하지 않을까 많이 떨리기도 하고요.]
[조승우 / 배우 (지난 2006년) : 식구 같은 분위기로 모여서 공연할 수 있다는 게 정말로 큰 의미인 것 같고…]
김민기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대학로를 지킨 공로로 2018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았습니다.
[김민기 / 당시 학전 대표 (2018년) : 저 때문에 지금 고생하는 우리 학전 식구들하고 저희 집 식구들한테 주시는 선물로 알고 고맙게 잘 받았습니다.]
나서기보단 늘 그림자를 자처했던 김민기가 남긴 삶의 궤적은 영원히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하게 됐습니다.
YTN 김승환입니다.
촬영기자 : 이영재
영상편집 : 이은경
디자인 : 백승민
YTN 김승환 (k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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