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현직 고등학교 교사가 4년 동안 자신이 만든 문제 수천 개를 학원에 팔아 2억여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돈을 받고 학원에 문제를 넘긴 현직교사들에게 처음으로 청탁금지법을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양동훈 기자입니다.
[기자]
현직 고등학교 교사인 A 씨는 지난 2022년 5월, 6월 수능 모의평가 검토위원으로 참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확인한 문제들을 활용해 유사한 문항 11개를 만들고, 모의고사가 치러지기 전 학원 두 곳에 판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 씨는 지난 2019년부터 4년여 동안 자신이 만든 문제 수천 개를 학원에 팔아 2억 5천여만 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 씨는 EBS 교재 출제위원으로도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A 씨를 포함해 현직 교사 14명이 문제를 만들어 학원에 판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수사 결과 이들은 한 문항당 10~30만 원씩 받거나, 특정 학원에 독점적으로 문제를 제공하기로 하고 최대 3천만 원에 전속 계약을 맺기도 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은 교사들의 문항 판매 행위에 대해 처음으로 청탁금지법을 적용했습니다.
헌법 31조의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까지 검토해 이들이 정당하지 않은 돈을 받았다고 본 겁니다.
[양정호 /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 한 문제를 틀리거나 또는 다른 문제와 관련돼 있는 걸 맞히거나에 따라서 본인이 가고 싶은 학교에 붙고 떨어지고가 판가름나기 때문에, 유출이라고 하는 '유'자만 나오더라도 피해자가 분명히 발생하게 됩니다.]
경찰은 또 19명에 대해 최근 3년 안에 수험용 문제집을 집필한 경우 수능이나 모의평가 출제위원이 될 수 없는데, 허위 자료를 내 출제위원에 선정된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경찰은 이렇게 현직교사 24명을 검찰에 넘기고, 함께 입건된 또 다른 40명에 대해서도 신속하게 수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입니다.
YTN 양동훈입니다.
영상편집 : 윤용준
디자인 : 임샛별
YTN 양동훈 (yangdh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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