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10월 필리핀 앙헬레스 주택가.
50대 한인 사업가 지모 씨는 집에서 납치된 뒤 경찰청 주차장으로 끌려가 살해됐습니다.
피의자 가운데는 당시 필리핀 현직 경찰 마약단속국 팀장인 둠라오가 포함돼 있었습니다.
마약 혐의가 있어 연행하는 것처럼 꾸민 겁니다.
이들은 살해 사실을 숨기고 지 씨의 유족들에게 1억여 원을 받아내기도 했습니다.
필리핀 검찰은 둠라오 등 5명을 재판에 넘겼지만 증인 불출석 등의 이유로 재판은 계속 지연됐습니다.
법원은 사건 발생 6년여 만인 지난해 둠라오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고 항소심 법원도 지난 6월 말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했습니다.
그런데 둠라오가 형 집행을 앞두고 최근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필리핀 경찰이 형 집행을 위해 주거지 등을 수색했지만 현재까지 행방을 찾지 못한 겁니다.
둠라오는 경찰 조직 내 실세였으며 퇴임 후에는 변호사로 활동해 왔습니다.
관계자들은 항소심에서 결과가 나오면 둠라오가 도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판결 이후 필리핀 사법당국과 한국대사관에서도 별다른 조치가 없었습니다.
선고부터 집행까지 2주가 지나는 동안 그가 도주할 시간을 벌어준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 씨의 유족은 "달아난 주범 검거와 사건 실체 규명을 위해 정부가 나서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취재 정경윤 / 영상편집 소지혜 / 제작 디지털뉴스편집부)
정경윤 기자 rousil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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