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정부와 의료계가 이번엔 각 의대를 평가하는 권한을 두고 격돌하는 모양새입니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을 정부가 무력화하고 있다는 반발이 커지면서, 의대교수들이 거리로 나왔습니다.
송서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휴일을 맞아 진료가 없는 의대 교수들이 흰색 옷으로 맞춰 입고 집회를 열었습니다.
"의평원이 망가지면 의학교육 망가진다."
이들은 의과대학의 교육 여건을 평가하고 인증하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을 정부가 무력화하려 한다고 규탄했습니다.
의평원이 기준 미달 판정을 내리더라도, 정부가 해당 의대에 1년 이상 보완 기간을 주는 특례를 신설한 데 반발하는 겁니다.
[채희복/충북대 의대 비상대책위원장]
"상식 밖의 2천 명 규모의 증원을 밀어붙이려면 의평원의 인증이라는 장애물을 넘어야만 가능합니다."
집회에는 의대 교수와 의대생 등 4백여 명이 모여 이대로라면 제대로 된 교육을 거치지 못한 의사들이 양산될 거란 우려를 전했습니다.
특히 의대 교수들이 이렇게 장외 집회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박평재/고려대 의대 비상대책위원장]
"(정부는) 교육과 실습 공간이 없어도, 임상 실습을 할 병원이 부족해도, 가르칠 교수가 없어도 의평원 심사를 통과할 수 있도록 최악의 수를 두고 있습니다."
이른바 '대규모 재난'이 발생한 경우 특례를 적용하도록 했는데, 그러면 정부가 의대 증원을 강행해 재난을 초래한 거냐고 꼬집었습니다.
의료계는 특히, 정부의 이번 규칙 개정이 '의평원이 없거나 기능을 못할 경우'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데 주목합니다.
정부가 의평원에 의대 평가·인증 기능을 맡길 수 있는 권한을 무기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겁니다.
의평원의 인증을 받지 못한 의대는 신입생들이 의사 국가시험을 볼 수 없고, 최악의 경우 폐교가 될 수도 있습니다.
MBC뉴스 송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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