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오늘(4일)은 인공지능 소식이군요. 인공 지능이 미래 일자리를 줄일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돼 왔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히 걱정이 많은 걸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AI를 비롯한 신기술에 내 일이 위협받을 수 있다.
한 설문조사에서 한국인들은 여기에 동감하는 비율이 35.4%에 이르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보건사회연구원이 해외 4개 연구기관과의 합동 연구에서 한국과 서구권 국가들 모두 10개 나라 시민들을 대상으로 올해 상반기에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입니다.
우리보다 AI 시대 일자리에 대한 불안이 더 큰 사람들은 근소한 차로 이탈리아인들이었고요.
AI 개발의 선두에 서 있는 미국인들도 우리와 비슷한 정도로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AI가 내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을 리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비율이 두드러지게 높은 덴마크나 스웨덴 독일, 영국 이런 유럽 사람들과 인식의 차이가 뚜렷하게 갈렸습니다.
<앵커>
우리나라 사람들이 업무에 인공지능을 많이 활용하고 있는 게 관련 있을까요?
<기자>
우리나라는 챗GPT 같은 생성형 AI를 직장에서 이미 정기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비율이 이 선진국 10개 나라 중에서도 뚜렷하게 높았고요.
생성형 AI 말고도 AI 소프트웨어나 장비를 이용한다는 비율도 미국 다음으로 가장 높습니다.
그런데 한국인들은 전반적으로 디지털기술을 활용하는 자신의 능력에 대해서는 스스로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보였습니다.
내 일과 관련해서 디지털 기술을 충분히 잘 알고 사용하고 있는가 물어봤을 때, 자신 있게 그렇다고 대답한 사람의 비율이 56.9%에 그쳐서 폴란드인과 더불어서 10개 나라 중에 가장 적었습니다.
디지털 기술 숙련도에 제일 자신감을 보인 영국과 노르웨이 같은 곳에서 그렇다고 대답한 비율이 70%를 넘어가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그런데 정작 해마다 디지털 기술 관련해서 나라별 수준을 평가하는 미국과 영국 기관의 지표, 국가별 네트워크준비지수라는 걸 보면요.
지난해에도 우리나라는 인력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한국인들의 디지털 숙련도가 세계적으로 상당한 수준이라는 게 보건사회연구원의 얘기입니다.
서구인들에 비해서 한국인들이 자기 역량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좀 있기도 하고요.
이미 숙련돼 있기 때문에 잘 알기 때문에 애초에 한국인들의 기준이 제일 높을 수도 있다는 게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진의 관측이었습니다.
이미 많이 활용하고 있으면서 자신감은 부족하니까 AI 시대에 내 설 자리가 있을까 걱정하는 분위기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앵커>
인공지능을 얼마나 규제해야 할까, 이게 굉장히 뜨거운 문제잖아요. 그런데 막상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런 규제는 또 가장 반대하고 있네요?
<기자>
AI가 노동자를 대체해서 기업의 수익이 높아진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에 대해서 한국인들은 "그냥 둬라, 그냥 최소한만 규제해라"는 대답을 가장 많이 내놨습니다.
내 일자리를 AI에 뺏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인데 그게 기업에 이익이 된다고 하면 규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30%를 넘은 건 조사대상국 중에서 우리뿐입니다.
이 부분에서 AI에 일자리를 뺏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우리와 더불어서 가장 높은 편이었던 미국과 이탈리아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영국을 제외하면 이탈리아인들과 미국인들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AI에 대한 규제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가장 많이 냈거든요.
한국인들은 전반적으로 AI 시대에 대해 가장 긍정적인 편이었습니다.
특히 노인을 돌보는 AI 로봇이나 의료 분야에서 AI를 활용하는 것, 헬스케어 부문의 AI에 대해서 가장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세금이나 사회보장 혜택을 계산하는 데 AI를 활용하는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보건사회연구원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서 한국인들이 AI를 비롯한 디지털 기술 숙련도가 높으면서도 스스로를 과소평가하고 그러면서 AI가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큰 이 상태는 오히려 한국 사회가 오랜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오게 할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위기감이 큰 만큼, 한국인들이 AI 전환기에 더 열심히 달릴 거라고 본 겁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펴본 전반적인 분위기를 볼 때 우리 사회에서 디지털 전환, AI 전환에 대한 무비판적인 수용이나 지나치게 몰입하는 분위기가 나올 수 있다.
디지털 취약계층에 대해서 배려하지 않거나 사회통합이 저하되는 상황이 나올 가능성에 대해서는 염두에 둬야 한다고 우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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