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친절한 경제 이번 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합니다. 권 기자, 수출은 지난해보다 좋다는데 살림살이는 빠듯하다. 이게 요즘 많이 하는 얘기죠. 올해 상반기 직장인들의 임금도 작년보다 덜 오른 걸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상용근로자, 그러니까 정규직 직장인들의 월급만 본 거라서 전체 직장인 체감과 좀 차이가 있기는 할 텐데요.
아무튼 정규직들의 올해 상반기 임금은 월평균이 404만 6천 원 정도였고, 지난해보다 2.2% 오른 걸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인상률 2.9%에 비해서 받는 사람은 이미 확실히 느꼈을 만큼 낮아졌습니다.
정부의 정기 집계 자료를 가지고 경영자총협회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물론 세전급여를 보는 거고요.
기본급이나 수당뿐만 아니라, 정기 상여와 성과급을 모두 합쳐서 이 정도라는 얘기입니다.
사실 기본급은 평균적으로 3.5%가 올랐는데요.
성과급이나 고정 상여를 뜻하는 특별 급여가 상반기에 지난해보다 5.7% 감소한 영향이 컸습니다.
결국 성과급이 줄었다는 얘기죠.
2023년의 부진했던 경기가 연초에 주로 나오는 성과급에 반영되면서 2년 연속 줄어들었습니다.
2022년 상반기에 특히 대기업들 위주로 성과급을 두둑이 받은 곳들이 적지 않습니다.
코로나 직후의 충격에서 세계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우리 수출도 호조를 보였고요.
그때의 좋았던 분위기가 특히 대기업 성과급에는 확실히 반영됐었죠.
하지만 이후에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품목들의 수출 경기가 또 빠르게 하강하면서, 지난해와 올해까지 기업들 성과급에 특히 영향을 미치고 있고요.
요즘 우리 내수 부진의 여러 가지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합니다.
<앵커>
반도체 경기가 여기에도 영향이 있었군요. 또 대기업만 보면 임금이 아예 소폭 줄어들었다고요.
<기자>
300인 이상 대기업에 다니는 정규직 직장인들의 통장에 올해 상반기에 찍힌 월급 전체 금액, 월평균 586만 8천 원 정도였는데요.
지난해보다 0.2% 줄어든 겁니다.
이것도 결국 성과급 얘기입니다.
앞으로도 누적돼서 쭉 영향을 미칠 기본급은 올해 상반기에도 대기업들이 사실은 제일 많이 올랐습니다.
4.3%의 인상률을 유지했습니다.
그런데 대기업들은 전체 급여항목에서 비중이 24%나 되는 특별급여 성과급에서 지난해보다 12.3%나 줄어들다 보니까요.
월급 통장에 찍힌 전체 금액은 줄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300인 미만 사업장은 원래 특별급여가 통장에 찍히는 숫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5% 정도에 그치고요.
약간이지만 늘어나기도 해서 받는 돈 전체로 보면 1년 전에 비해서 3.1%의 임금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나왔습니다.
월평균 364만 2천 원 수준입니다.
어쨌든 300인 사업장을 기준으로 나눠서 보면 지난해 하반기보다 대기업과 중소·중견 기업 간의 평균 임금 격차가 다소 줄어드는 모습은 관찰됐습니다.
평균의 함정이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대기업 급여의 62.1% 수준으로 살짝 더 올라갔습니다.
사업체 규모를 기준으로 봤을 때 30인 미만의 중소기업이 2년 연속해서 정규직들의 임금 상승률은 가장 높은 걸로 나온 기업군이기는 합니다.
올해 상반기에 30명에서 100명 미만 규모의 중기업 사업장들은요.
앞으로 영향이 누적될 기본급보다는 성과급 같은 특별 급여를 조금 더 올려주고 지나간 모습이 눈에 띕니다.
<앵커>
업종별로도 분석해 보셨죠. 어디가 임금이 높던가요?
<기자>
이미 짐작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 전체 17개 업종 중에서 가장 임금이 높은 편인 업은 역시 금융·보험업입니다.
월평균 751만 1천 원을 기록했습니다.
가장 급여가 적은 숙박과 음식점업이 월 255만 7천 원 수준이었습니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같은 주요 수출 업종은 제조업에 몰려있죠.
그런데 17개 업종 중에서 올해 상반기에 유일하게 지난해보다 임금이 줄었습니다.
역시 지난해까지의 수출 부진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올해는 올해는 특정 수출 대기업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내고 있기 때문에 내년 초에 일부는 두둑한 성과급을 받아 들게 될 걸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예상했던 것보다는 지금 반도체를 비롯해서 실적 전망들이 낮춰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어서요.
상반기에 내수는 힘들어도 수출은 좋다고 했던 그 분위기가 얼마나 지속될지 연말 연초에 내수를 살릴 직장인들 월급통장으로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지 조금씩 우려가 나오고 있기도 합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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