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년의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회식 때 한두 번쯤은 노래방에서 불러봤을 노래가 있습니다.
바로 크라잉넛의 [말달리자]입니다.
그런데 크라잉넛이 어느덧 데뷔 30년을 앞둔 관록의 '아저씨 밴드'라는 사실을 아는 분 많지 않으실 겁니다.
올해도 신곡을 내면서 끊임없이 도전하는 크라잉넛을 박순표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친구들이 만든 '찐친' 밴드 [크라잉넛]
93년 밴드를 만들 때도 밴드 이름을 지을 때도 단지 음악이 좋아서 별다른 생각 없이 유쾌하게 시작했습니다.
[크라잉넛 드럼 이상혁 / 노래·기타 박윤식 : (이상혁) 워크맨 건전지를 사러 용산에 전자상가에 갔다가 집에 오는 길에 버스를 타야 되는데, 버스비만큼만 갖고 있었는데, 이제 호두과자 파는 걸 냄새를 맡고 너무 먹고 싶어서, 버스비로 사 먹고 집까지 걸어오는데, 그때 여름이라 너무 더워서 아씨 호두 과자 때문에 울면서 집에 왔다 (박윤식) 짧은 영어로 하다 보니까 눈물의 호두과자, 하다 보니깐 크라잉넛이 되버렸어요. 하하하.]
동네 친구들이 만든 노래는 당시 최고 인기상품의 광고에까지 실리며 크라잉넛을 단숨에 전국구 스타로 만듭니다.
음반 사전 심의 폐지와 외환위기라는 사회 분위기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 직장인의 '떼창곡'으로 자리를 잡은 겁니다.
[드럼 이상혁 / 건반 김인수 : (이상혁) 당시가 IMF 시대였거든요 (걸려 있어 가지고) 사람들이 되게 힘들고 그럴 때 욕하고 싶은 데 [말달리자]에서 닥쳐~ 사람들에게 후련하게 다가가지 않았나 (김인수) 일단 시기가 적절했고요 음반 사전 심의 이런 게 철폐되다 보니깐 옛날 같았으면 그런 음악들이 판으로도 못 나왔을텐데 그때부터 슬슬 나올 수 있었고요]
[말달리자]가 입소문을 타고 인디 밴드로는 경이로운 10만 장 판매 기록을 세웠다면, [밤이 깊었네]는 밴드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줬습니다.
[베이스기타 / 한경록 : 그전에 평가가 크라잉넛을 정말 진짜 개구쟁이처럼 미친 듯이 달리는 스타일이다 이렇게 봤는데 [밤이 깊었네]가 나오면서, 이 친구들이 달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서정적인 노래도 할 수 있구나, 그런 면에서 공감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연이은 히트곡으로 인기가 한창일 때 군 복무를 선택합니다.
그것도 멤버 4명이 모두 같은 날 군악대에 입대하는 묘수를 생각해냅니다.
[드럼 이상혁 / 베이스기타 한경록 : (이상혁) 그 당시 저희 매니저 형님이 저희 CD를 아예 가지고 국방부 군악대에 갔어요. 4명이 동반입대를 할 수 있다면 바로 가겠다, 얘기를 했더니 군악대에서 아 그러면 필요한 부대가 있는지 알아보겠다 이렇게 됐죠 (한경록) 신입 때는 한창 행사도 많이 다니고 아침마다 오전마다 오케스트라 앙상블 연습을 했어요. 그게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됐어요. 음악적으로.]
군 복무를 마친 크라잉넛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아우르는 더 단단한 밴드로 거듭납니다.
그렇지만 자신의 색깔은 잃지 않았습니다.
어느덧 30년.
좋을 때도 있었고, 나쁠 때도 있었지만 코로나와 같은 수많은 고비를 이겨낸 건 멤버들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기타 이상면 / 베이스기타 한경록 : (이상면) 저희는 하도 오래 같이 있어서 그냥 가족같이 그렇게 지내는데 확실히 밖에서 느끼기에는 신기하다고 생각하나 봐요. (한경록) 축구로 치면 메시나 호날두처럼 한 명의 스타 플레이어가 달려가는 팀이 아니라 저희들은 다 좀 밸런스가 나눠져 있는 것 같아요. 각자의 역할이 있고. 음악이 그렇잖아요. 음악은 절대 혼자 못하거든요.]
새로운 노래는 떨어진 꽃잎이라도 서로 모이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듯 멤버들이 서로 흩어지지 말고 함께 노래하자는 자기 약속입니다.
그래서 크라잉넛은 30년이 훨씬 지나도 한결같이 대한민국 직장인의 영원한 '떼창 밴드'로 남아있을 것입니다.
YTN 박순표입니다
촬영기자 : 박재상 이영재
영상편집 : 박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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