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계엄 사태로 한국 외교는 사실상 공백 상태, 멈춤 상태가 됐습니다. 중국 대사 교체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고 일본과의 셔틀 외교도 중단됐습니다. 베이징 특파원 연결합니다.
이도성 특파원, 최근 무비자 조치 등으로 순풍이 불어오는 듯하던 한중관계에도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겠죠?
[기자]
오늘(10일)은 정재호 주중대사의 이임 관련 행사가 예정됐던 날입니다.
그런데, 주중대사관은 지난 4일 제반 사정을 이유로 일정을 취소했습니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바로 다음 날이었는데요.
원래대로라면 다음 주 정 대사가 귀국하고 이달 말 후임인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주중대사로 부임해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향후 일정이 불투명해졌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의 후폭풍으로 권한 행사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대사의 귀임과 부임에는 모두 국가원수의 권한이 필요합니다.
김 전 실장은 이미 중국 정부로부터 아그레망, 즉 주재국 사전 동의를 받은 상태입니다.
[앵커]
대기 전 실장이 주중대사로 부임하더라도 제대로 된 외교 활동에 나서기로 어렵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김대기 전 실장은 내정 당시 정부의 중량급 인사로 한중 관계 회복에 큰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탄핵 정국 향방에 따라 부임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생긴 상황입니다.
한 중국 매체는 "계엄령 사태로 한국 외교정책의 일관성에도 의문 부호가 붙는다"면서 "점차 회복 중이던 한중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중국뿐 아니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은 일본과의 관계 역시 틀어질 전망입니다.
앞서 양국 정상은 상대국을 차례로 방문하는 '셔틀 외교'를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일본에 방문할 수 없는 만큼 내년 예정된 이시바 시게루 총리 방한 역시 실현 가능성이 없어졌습니다.
[앵커]
윤석열 대통령에는 출국금지 조치에 상설특검도 국회를 통과했는데요. 외신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워싱턴포스트는 윤 대통령에 대해 '식물인간 상태'라고 표현했습니다.
여당의 보이콧으로 탄핵은 피했지만 총리에게 국정을 넘기고 군 통수권자로서 어떤 명령도 내릴 수 없게 됐다는 겁니다.
뉴욕타임스도 윤 대통령 출국 금지 조치를 전하면서 "한국의 정치적 기능장애가 심화했다"고 보도했고 스페인 매체는 윤 대통령을 "정치적 좀비"라고 칭했습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소식을 속보로 전하면서 윤 대통령이 체포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습니다.
[영상편집 홍여울]
이도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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