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또 하나 의문점은 조금 전 저희가 교수님과도 얘기를 나눠봤습니다만, 처음 착륙을 시도하다가 다시 올라갔던 사고 여객기가 왜 급히 동체 착륙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나 하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나온 정황으로 추측해 보면 뭔가 엔진 문제가 있어서, 회항하거나 공중에서 오래 머물 수 없는 상황이었던 걸로 보입니다.
이 내용은 정구희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지난 2011년 폴란드항공의 보잉-767 비행기가 활주로에 착륙하는 모습입니다.
이번 사고와 마찬가지로 랜딩 기어 3개가 모두 펴지지 않아 동체 착륙을 시도합니다.
제주 항공 사고와 같이 비행기의 앞부분이 살짝 들린 상태로 착륙해 활주로에서 미끄러졌는데, 거리가 충분해 인명 피해나 폭발 화재 등 추가 피해는 없었습니다.
당시 사고 조사결과, 랜딩기어를 내려주는 유압 장치의 호스가 과도하게 구부러져 유압을 만드는 액체가 유출되는 바람에 랜딩기어가 아예 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폴란드는 비행기 엔진은 정상이었고 랜딩 기어만 문제였기 때문에 1시간 정도 공중에 머물며 시간을 벌어 안전한 착륙을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제주 항공의 경우 엔진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장면이 포착됐고 조종사가 '메이데이' 긴급구조신호를 보낸 점 등을 봤을 때 상황이 급박했던 걸로 보입니다.
조류 충돌과 기체 결함 등으로 엔진 양쪽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는데, 추력을 올려 비행기를 다시 띄우는 게 어려워 회항이 불가능했을 수 있습니다.
비행기 엔진에는 속도를 늦추는 역추진 기능도 있습니다.
하지만 엔진에 문제가 생겼다면 착륙 직전 역추진으로 속도를 줄이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박동훈/부산대 항공우주학과 교수 : (정상적인 비행기는) 엔진의 역추진을 활용하고, 에어브레이크를 작동시킬 수도 있어서 제동에 도움을 얻을 수도 있는 상황인데, 엔진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착륙장치(랜딩기어)가 전개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제동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나.]
이번 제주항공 여객기는 동체 착륙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엔진 이상으로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도 모두 동작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엔진 손상이 어느 정도였는지 정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합니다.
(영상편집 : 박정삼)
정구희 기자 koohe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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