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런 비상 상황에서 여객기가 충돌 이후 동체에 불이 나는 걸 막기 위해 일부 기종은 상공에서 최대한 연료를 버리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보신 것처럼 오늘(29일) 사고 여객기가 강한 화염에 휩싸인 걸 보면 당시 기내에는 연료가 어느 정도 남아 있던 걸로 추정됩니다.
그 이유는 이혜미 기자가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기자>
사고 여객기는 비행기 몸체를 직접 활주로에 닿게 하는 '동체 착륙'을 시도했습니다.
이런 동체 착륙 과정에서는 엄청난 마찰열이 발생하는데, 화재로 이어지지 않게 착륙 전 내부 연료를 최대한 비워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상당수 여객기는 날개 주변 탱크에서 연료를 빼내는 '퓨엘 덤핑'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이 시스템이 작동됐다면 화재 위험을 줄일 수 있었을 거라는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확인 결과, 사고 여객기 기종인 보잉 737-800은 주로 단거리 노선에 투입되는 소형 기종으로 이 시스템을 갖추지 않고 있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예정됐던 비행을 마치고 착륙 직전이었던 터라 다른 비상조치를 뒤로하고 연료를 일부러 줄일 정도로 연료 양이 많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는 전문가의 견해도 있습니다.
[정윤식/가톨릭관동대학교 항공운항학과 교수 : 지금 상황만 보면 방콕에서 이미 5시간 반을 왔기 때문에 비행기가 거의 30분, 최고 많아야 45분 정도 연료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줄일만한 그런 상황은 아니고, 충분히 가벼운 상태입니다.]
제주항공이 보유한 여객기 41대 가운데 39대가 사고 여객기와 같은 보잉 737-800 기종입니다.
국토교통부는 통상 20년 이상 된 기체를 노후 항공기로 분류하는데, 지난 2009년 제작된 사고기를 비롯해 제주항공이 보유한 39대의 평균 기령은 15년입니다.
티웨이, 진에어 등 국내 다수 저가 항공사들도 이 기종을 보유하고 있는데, 국내에 등록된 국제선 여객기 408대 가운데 101대가 같은 기종입니다.
사고 여객기는 이전엔 사고를 낸 적이 없지만, 해당 기종인 보잉 737-800은 몇 차례 사고 전력이 있습니다.
지난 2022년 중국에서 132명을 태운 채 추락한 동방항공 항공기도 이 기종이었고, 올 들어서만 세 차례 이상 크고 작은 사고를 내기도 했습니다.
(영상편집 : 조무환, 디자인 : 강경림, 자료화면 : 유튜브 채널 'AviationSpectator')
이혜미 기자 par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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