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신자'는 누구인가 >
[앵커]
배신자라는 표현만 봐도 무슨 얘기인지 대충 알 것 같습니다.
[기자]
국민의힘 잠재 대선 주자군 사이에서 이른바 '배신자' 프레임을 가지고 물고 물리는 모습이 요새 나타나고 있는데요.
배신자 프레임의 대표적인 피해자죠. 유승민 전 의원, 어제(18일) 대구를 찾았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오해를 풀고 싶다, 화해하고 싶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박 전 대통령과 지난 정부에서 각을 세우고, 탄핵에 앞장서서 찬성했기 때문에 그 자체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지만 그것 때문에 지난 10여 년간 자신의 발목을 잡은 부분에 대해서는 후회가 된다 이렇게 얘기했는데, 들어 보시죠.
[유승민/전 국민의힘 의원 (출처: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 '옳은 길이다'라고 신념이 생기면 그 길로 갔던 대가 아닌가 싶어서… 그 (배신자) 프레임은 100% 저는 잘못된 프레임이라고 생각하고요. 제가 하나도 동의 안 하는데 그게 오랫동안 저의 정치를 가시밭길에서 어렵게 한 건 사실이죠.]
[앵커]
사실 유승민 전 의원도 어제 대구에 갔지만 한동훈 전 대표도 갔잖아요. 국민의힘에서는 이번 불법 계엄 사태 이후로 배신자 프레임이 더 확산되는 모습 아닌가 싶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유승민 전 의원과 같은 날 대구를 방문한 한동훈 전 대표, 배신자라는 항의를 받기도 했습니다.
앞장서서 계엄을 반대하고 또 탄핵에 찬성했던 것 때문에 윤 대통령 강성 지지층이나 극우 세력들 그리고 전한길 씨가 '한동훈은 배신자다' 이렇게 얘기하면서 낙인을 찍고 있는 상황인 것이죠.
뿐만 아니라 당내 경쟁자 홍준표 시장도 오늘 주어 없이 '배신자 노래입니다'라면서 나훈아 노래를 띄웠습니다.
나훈아 씨가 컴백을 하는지 제가 찾아봤습니다. 컴백한다는 소식은 없었고요.
그래서 당내 누군가를 저격하는 게 아니냐, 이렇게 분석해 볼 수가 있을 것 같고요.
심지어 한동훈 전 대표와 같이 탄핵에 찬성했던 안철수 의원도 한 전 대표 배신자 프레임에 대해서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의 수혜를 많이 입은 사람"이고 "계엄 초반에 판단이 왔다 갔다 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런 비판을 받는 것"이라고 동조하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사실 국민의힘 안에서는 조기 대선을 대놓고 말을 못 하고는 있지만 이미 경쟁자 견제용으로 배신자 프레임이 쓰이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네요.
[기자]
그런 분석들이 힘을 얻고 있고요. 참고로 대선주자급은 아니지만 김상욱 의원, 탄핵에 찬성했다는 이유로 사실상 왕따 수준의 배신자 취급을 받고 있다고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 자신은 완벽한 배신자가 되어서 사회적 따돌림과 비난, 헛소문 이런 게 엄청나다며 당내에서는 마치 사형 선고를 받고 집행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 있다,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앵커]
배신자 프레임이 국민을 배신했다는 게 아니라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거잖아요. 이게 선거 때 도움이 됩니까?
[기자]
두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이성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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