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퀵서비스처럼 빠르진 않지만 정확하고, 한 번에 하나밖에 배송할 수 없지만 정성을 다하는 택배가 있습니다. 노인들이 배송하는 지하철 택배입니다. 만으로 65세가 넘으면 지하철을 공짜로 탈 수 있는 점을 이용한 건데, 밀착카메라팀이 이 택배원들을 동행 취재했습니다.
이선화 기자입니다.
[기자]
길거리에 앉아 있는 노인들, 통화를 하며 무언가를 받아 적습니다.
곧이어 짐을 들고 어딘가로 향합니다.
노인들이 향한 곳은 바로 이곳, 서울 지하철 4호선 동대문역입니다.
일요일 하루를 제외하고는 매일 이 역에 짐을 든 노인들이 끊임없이 들어온다고 하는데요.
바로 지하철로 택배를 배송하는 겁니다.
역 앞에 서 있는 또 다른 노인, 어디론가 전화를 겁니다.
[김성중 : 지하철 택배입니다. 어느 역이죠? 직진 50m, 50m. 네. 왼쪽에. 좌측에 네.]
82살 김성중 할아버지입니다.
[김성중 : 제가 39년생이에요. (39년생이요?) 네 39년생.]
한쪽 어깨에 짐을 메고 달립니다.
문이 닫힐 새라 빠르게 지하철 안으로 들어갑니다.
두 시간을 기다려 받은 첫 일거리입니다.
[김성중 : 8시 40분에 출근해서 지금 이 시간에 출발을 하는 거니까. 좀 기다렸죠. 물량이 없어, 나오는 게. 경제가 안 좋으니까.]
지하철 안에선 업무 일지도 기록하고,
[김성중 : 지금 기록을 해놔야지. 저녁에 하잖아? 입금표를 작성하니까.]
운이 좋아 자리가 생기면 잠시 눈을 붙이기도 합니다.
첫 목적지는 서초동.
지하철을 한 번 갈아탄 뒤 걷고 또 걷습니다.
[김성중 : 우리가 하루에 2만보가 기본이야. 걸어다니는 게 그렇게 많아요. 최고로 많이 걸어 본 게 3만6000보까지 걸었어요.]
배송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어깨에서 내려놓은 짐만큼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김성중 : 이게 오늘 첫 수입이야.]
여기서 수수료 20%를 뗀 돈이 할아버지의 진짜 수입입니다.
[김성중 : 하루에 나오면 2만원 하고, 많이 해봐야 3만원, 4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