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리빙 코랄', '클래식 블루'
매년 연말이면 이듬해를 겨냥한 '올해의 색'을 선정, 발표하는 글로벌 색채 전문기업 '팬톤'(Pantone). 패션·디자인 업계를 넘어 산업 전 분야에 널리 활용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요.
소비자의 마음에 와닿는 이름 붙이기로도 유명한 이 회사가 최근 내놓은 새로운 색 이름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선명한 붉은색의 이름은 다름 아닌 '생리'. 더 정확히 말하면 여성의 월경을 뜻하는 영단어 '피리어드'(period) 입니다.
대표 이미지 역시 붉은 바탕에 흰색으로 그려진 난소와 자궁 등 여성의 생식기관, 그리고 생리컵이 눈에 확 띄는데요.
팬톤 측이 스웨덴의 월경용품 업체와 협업, 이 색을 만든 이유는 생리가 가진 오명을 없애고 긍정적 인식을 고취하기 위해서입니다. 생리에 대해 거리낌 없이 이야기하는 분위기를 만들자는 캠페인의 일환인데요.
"너 혹시 '그날'이야?"
"마법에 걸렸어"
여성이라면 '생리'라는 말 대신 이 같은 표현을 써본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겁니다. 요즘엔 '대자연'이라는 단어도 종종 사용하는데요. 과거보다는 덜하지만, 여전히 생리는 부끄럽고 감춰야 할 것으로 치부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심지어 생리대 광고에서조차 빨간색이 등장한 게 불과 얼마 전의 일. 그전까지는 생리혈 색깔에 파란색 액체를 써왔는데요. 지금도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 생리대, 생리컵, 탐폰 등 월경용품을 구입할 때 밖으로 보이지 않도록 검은색 비닐봉지나 종이봉투에 담아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부가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에게 생리대 등을 지원하는 사업의 명칭은 '청소년 건강지원사업'. '생리용품'도 '보건위생물품' 이라는 모호한 용어로 둔갑했는데요. 이 역시 생리에 대한 직접 언급을 꺼리는 사회상을 반영하는 대목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비례대표)은 지난 8월 여성가족부 결산 심사에서 이 같은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