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택배비 2500원.
우리가 보통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고 결제하는 돈인데, 지난 20년동안 이 택배비가 단 한푼도 오르지 않고,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해마다 물가도, 또 임금도 오르고 있지만, 택배 기사들만큼은 같은 돈을 벌기 위해서 점점 더 많은 택배를 날라야 한다는 얘긴데요.
생활 전선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택배기사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열악한 가격구조, 김세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여주 일대에서 7년째 택배를 하고 있는 정의수씨.
오늘 배달할 물량은 3백여개.
정씨의 트럭 안을 살펴봤습니다.
다양한 크기와 무게의 상자들이 빼곡합니다.
이 상자들의 택배 가격이 얼마인지 바코드를 찍어봤습니다.
20kg 가까운 상자는 1600원.
그런데 가벼운 소형 상자는 2200원으로 나옵니다.
스무배나 크고 무거운 택배를 나르고도 더 적은 돈을 받는, 불합리한 가격 구조인 겁니다.
[정의수/택배기사]
"지금 2천200원이고 이게 1천600원짜리잖아요. 이 부피에 이게 몇 개가 들어가겠어요? 이런 것들만 많아지면 내 수입은 점차 늘지가 않는 거죠, 줄어드는 거죠."
일반고객이 택배를 보낼 때는 무게에 따라 돈을 더 내는 시스템이 어느 정도 정착됐지만, 물량이 많은 온라인 유통사들은 택배회사와 계약할 때 '건당 얼마'로 계약할 뿐 아니라, 그마저도 대폭 깎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의류 쇼핑몰에서 보낸 택배의 가격을 찍어봤습니다.
1650원.
고객이 옷을 살 때 결제한 택배비 2천5백원이 아닌, 1650원만 택배회사로 들어왔다는 의미입니다.
이른바 백마진으로 의심되는 사례인데, 백마진이란, 쇼핑몰들이 고객에게서 받은 택배비 일부를 챙기는 행태로, 보통 500원에서 700원씩 떼는 게 관행처럼 돼있습니다.
택배사들끼리 과도한 수주 경쟁을 벌이다보니, 리베이트가 일상화된 겁니다.
원래 택배비 2500원에서 택배기사가 가져가는 돈은 7-8백원 정도. 여기서 기름값과 보험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