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조달청은 공공 분야에서 필요한 물품을 보통 '나라 장터'라는 전자 시스템을 통해서 공개 입찰합니다.
군수품도 해당하는데요,
저희가 최근 3년 동안 누가 군수품 공급을 따 냈는지 입찰 결과를 살펴보았더니 공인중개소, 마사지 업체, 주부가 운영하는 1인 사업체처럼 군수품과 전혀 관계 없는 업체가 수두룩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들이 가능한 건지, 박종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7월, 육군이 발주한 폭발물 탐지기 공급 입찰.
5억 4천 만원짜리 이 사업 공고가 뜨자, 2백여 업체가 응찰했습니다.
낙찰받은 업체에 찾아가봤더니 종이상자를 만드는 회사로, 폭발물 탐지기와는 아무 관련이 없었습니다.
[종이상자 업체 대표]
"(폭발물 탐지기랑) 관련 없어요. 그건 인정해요. 인정하는데, 나라에서 뭐 자격은 된다고 받아주잖아요. 그건 나라에서 잘못한 거지, 저희가 잘못한 건 아니잖아요."
지난 3월 해군이 발주한 1억 9천만원 규모 군수품 공급 낙찰자는 경기도 남양주의 30대 주부였습니다.
직원 하나 없는 1인 사업자로, 사업자 등록지도 본인 집이었습니다.
군수품에 대해선 전혀 모르지만, 무조건 신청해서 낙찰만 받으면 돈벌이가 된다고 해 응찰했다고 말합니다.
[이 모씨 (군수품 공급 낙찰)]
"사업자를 처음 낼 때에는 사무용품이나 잡화류를 판매하려고 냈는데...(입찰 관련해) 제가 아는 분이 계셔 가지고 그분 통해서 움직이고 있어요."
지난 2018년 이후 나라장터를 통해 진행된 군수품 입찰 5백 7십여 건을 살펴봤더니, 군수품과 무관한 업체가 낙찰받은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올 2월 해병대가 발주한 폭약성분 분석기는 광주의 한 공인중개사무소가, 해군이 발주한 초음파 탐상기는 경남의 한 마사지 업체가 낙찰받았고, 28억원 규모의 동력 패러글라이더는 문구용품 유통업체가 따내는 식이었습니다.
[공인중개업자 (폭약성분 분석기 낙찰)]
"말하기 싫은데요. 제대로 절차 밟아서 했고요."
이런 일이 가능한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