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디자인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국가가 설립한 한국 디자인 진흥원 일부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적발 됐습니다.
세금으로 설치한 내부 시설을 몰래 빼돌려서 고물상에 팔아넘기는가 하면, 근무 시간에 같은 건물에 입주한 다른 회사 일을 하면서 용돈까지 벌었다는데요.
이런 비리가 몇년 동안 지속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재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하 주차장으로 화물차 한 대가 들어갑니다.
30분 뒤, 이 화물차가 나가는데, 비어있던 짐 칸에 뭔가가 가득 실렸습니다.
[한국디자인진흥원 직원 A]
"고철 차가 와서 실어간 것은요, 상당히 많은 게 돈이 되는 것은 다 모아 가지고 고철 업체를 불러 가지고 싣고 나가…"
경기도 성남 한국디자인진흥원 사옥에서 있었던 일, 알고보니 폐기물 업체의 흔한 고철 수집이 아니었습니다.
디자인진흥원 지하 4층에는 정수 처리 장치가 있었습니다.
근처 탄천 물을 정화해서 쓰겠다며 2001년 1억 5천만원을 들여 설치한 장비였습니다.
일부 직원들이 몰래 배관과 펌프 등을 떼다 파는 바람에 지금은 아예 사용할 수 없게 됐습니다.
고물상과 은밀한 거래를 하다 적발된 직원은 관리소장을 포함해 6명.
정수 시설의 펌프 2개, 화학 물질 공급기 1개는 물론 장치를 연결하는 배관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정수 약품이 비싸다는 이유로 국민 세금으로 설치한 시설을 방치한 사이에 벌어진 일입니다.
[한국디자인진흥원 관계자]
"사각지대에요 거기가. 보안 시설이기 때문에 시설 안에는 CCTV가 없고…10년 이상 사용이 안 되고 계속 방치가 돼 있던 장비들이에요."
화물차가 재작년부터 수시로 대낮에 아무렇지 않게 들락거렸는데, 준정부기관인 진흥원은 올해 3월에야 뒤늦게 부품이 없어진 사실을 알았습니다.
정수장치 외에 구리선과 배관 같은 돈이 되는 다른 자산을 빼돌렸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한국디자인진흥원 직원 B]
"회사 내에서는 다들 좀 황당하고, 기가 차다는 식의 표현들을 하시죠. 건물 자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