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22일 베이징에서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기자회견장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할 수 없으니 벗어주세요"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우한 폐렴' 때문에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연 22일 오전.
마스크를 쓴 채로 회견 시작을 기다리던 연합뉴스 기자는 중국 정부 관계자로부터 마스크를 벗어달라는 말을 듣고 귀를 의심했다.
기자는 우한 폐렴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위생 안전을 위해 마스크를 썼는데 왜 벗으라고 하느냐고 물었지만 "기자회견장에서는 마스크를 벗어야 한다. 마스크를 쓰려면 회견장 밖의 별도 공간으로 가라"는 답만 돌아왔다.
앞자리의 중국인 기자는 이를 보고 "기자회견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하는데 시청자들이 마스크 쓴 기자들을 보면 (우한 폐렴 확산에 대해) 불안해할까 봐 그런 것 같다"면서 "오히려 기자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사람들도 경각심을 가지고 마스크를 잘 쓸 텐데…"라고 말했다.
이날 밀폐된 기자회견장에는 100명 넘는 내외신 취재진이 빽빽이 자리를 채웠지만 '마스크 금지령'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한 기자는 볼 수 없었다.
중국 보건당국은 사람이 많은 장소를 가급적 피하고, 가더라도 마스크를 꼭 쓰라고 당부하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를 찾기는 어렵지 않다.
최근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에는 중국 우한의 기차역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시민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근무 중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글이 화제가 됐다. 이에 대해 많은 비판이 제기된 뒤에야 전날부터 우한 기차역 근무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 베이징에서도 우한 폐렴을 일으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10명으로 늘어났지만, 시민들의 경계 수준은 체감상 그리 높지 않다. 거리에서는 어린이나 젊은층을 위주로 마스크를 쓴 사람이 며칠 사이